전승절 퍼레이드 종료 후 푸틴 '전쟁 종료' 언급
"양보와 거리 멀어" 해석에도 국내외 압박 시사
국내 경제 어려움에 불만 고조, 야권 활동 재개
친러 헝가리 총리 실각, 푸틴 EU에 중재자 추천도
지난 9일 2차 세계대전 전승절 행사가 별다른 사건 없이 종료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나는 이 문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본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이 발언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내외부에서 전쟁 장기화에 따른 압박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 종료 시사 발언을 했으나 결코 러시아의 양보나 후퇴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가 그간 제시해 왔던 우크라이나 영토 편입 등 종전 요구 조건은 변한 게 없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전쟁이 곧 끝나야 하지만, 내가 제시하는 조건에서 끝나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다만 이런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국내외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NYT는 전했다.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고 대폭 축소된 규모로 치러진 전승절 퍼레이드는 푸틴 대통령이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는 걸 시사한다고 했다.
러시아 국민들이 겪는 고통도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전쟁 여파로 인한 세금 인상과 식료품 가격 인상, 인터넷 제한, 기업 도산으로 인한 소득 감소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 러시아 야권 정치인들도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지난 2024년 러시아 대선 출마를 시도했던 야권 정치인 보리스 나데즈딘이 올 가을 러시아 하원 선거 출마를 준비한다고 밝혔다. 나데즈딘은 NYT를 통해 "1990년대 이후 러시아인들이 정부에 이렇게 분노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던 외부 세력들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열린 헝가리 총선에서 친러 성향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가 16년 장기 집권을 끝내고 야당에 자리를 내줬다.
그는 "러시아는 사자, 헝가리는 그를 돕는 생쥐"라며 푸틴 대통령과 밀착 행보를 보였다. 유럽연합(EU)의 우크리아나 지원을 반대하고 EU 자금 동결 등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반면 새 집권 세력은 러시아와 대등한 관계 수립, 유럽연합(EU)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과 관계 회복 등 변화를 약속하고 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EU에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중재자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지목했다고 전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친러 성향 인물이다. EU 내에서는 이를 두고 푸틴 대통령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한다. 또한 유럽 내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제안이나 다름없다는 말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