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제야 호르무즈 피격 확인이라니, 뭘 주저하는가

입력 2026-05-12 05:00:0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외교부는 10일 브리핑을 갖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의 폭발이 외부 공격(攻擊)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상의 비행체 2기가 HMM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2차례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또 질문에 답변하면서 "드론인지, 미사일인지 추가 조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했다. 사건 발생 6일 만에 겨우 '외부 공격'만을 확인한 셈이다.

'드론 또는 미사일에 의한 피격'을 '미상의 비행체에 의한 공격'이라고 얼버무린 것부터 정부 발표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 비행체 엔진 잔해를 수거했는데도, 전문가로 구성되었다는 정부 합동 조사단이 드론과 미사일 엔진조차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 또한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특히 나무호 선미에 '5x7m'의 상당히 큰 파공(破空)이 발생했음에도 이재명 정부가 '내부 화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사건을 호도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당초 피격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밝힌 이유에 대해 외교부는 "육안 확인만으로는 파공(구멍)을 식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解明)하지만, 정황을 고려할 때 설득력이 약하다. 사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에 의한 한국 선박 피해'를 확정하는 SNS 글을 올렸다. 인근 해역에서 프랑스·중국·UAE 선박 또한 이란의 공격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와 국영 IRNA통신은 "해상 규정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마땅히 한국 정부는 '이란에 의한 피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망원경을 동원해서라도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재명 정부는 아직도 가해 주체가 '이란'이라고 말하지 못한 채 뚜렷한 대책도 없다. '대통령 특사를 보내고, 인도적 지원 명목으로 50만달러를 주고도 오히려 두들겨 맞았다'는 비난(非難)이 두려운 탓일까. 정권 체면보다 나라의 주권·명예가 더 중요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우리 선박 26척과 선원들의 안전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