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구조사' 꿈 키우던 학생, 공부 마치고 귀가 중 참변
발인 마친 운구 차량, 교정 한 바퀴…교직원·학생 눈물바다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의 습격으로 숨진 여고생의 발인식이 7일 유족과 친지들의 눈물 속에 마무리됐다.
17세 A양의 발인식은 빈소가 자리한 광주 광산구 신가동의 한 장례식장에서 이날 오전 열렸다. 조문객들의 발걸음은 장례 마지막 날인 이날 이른 아침까지도 이어졌다.
발인이 시작된 이후에는 참석자 사이에서 흐느낌이 터져나왔다. 유족들이 흰 천이 덮인 A양의 관 위에 국화꽃을 올리며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동안에도 "어떻게 살라고" "이제 어떡해" 등등의 혼잣말이 이어졌다.
A양의 부모는 발인이 진행되는 내내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A양의 모친은 관을 부둥켜 안고 오열했고, 곁을 지키던 아버지 역시 A양의 관이 운구차에 오르는 모습에 주저앉고 말았다.
운구 차량은 화장장으로 향하기 전 A양이 다녔던 광산구의 고등학교를 들렀다. 마지막 등굣길에서 교직원·학생들에게 작별을 전하기 위해서다.
A양을 마중 나온 이들은 영정사진을 보자마자 눈물을 쏟아냈다. 유족은 A양의 영정을 들고 교정을 천천히 돌았다. 생전 A양의 꿈은 응급구조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아버지가 "아이고 우리 딸, 친구들이랑 같이 공부해야지…응?", "미안해, 아빠가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라며 목놓아 울자, 주변 사람들도 눈물을 훔쳤다.
교직원들과 학생들은 A양에게 목례로 배웅했다. "차라리 날 데려가지"라는 부모의 오열을 남기고 운구 차량은 화장장으로 이동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양은 지난 5일 0시 11분쯤 공부를 마치고 귀하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대학교 인근 길거리에서 20대 남성 장모씨가 휘두른 흉기에 치명상을 입고 그대로 숨졌다. A양의 비명을 듣고 도우러 온 B군도 흉기에 상해를 입었다.
장씨는 이들과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이후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된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특정 행인을 범행의 대상으로 삼은 사실을 털어놨다.
특히 장씨는 범행 이틀 전부터 흉기 2점을 소지하고 거리를 배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경찰에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수차례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발인이 있던 이날, 장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였다.
장씨는 '왜 살해했느냐,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죽으려고 했는데 왜 여학생을 공격했냐'는 물음에는 "여학생인 걸 알고 한 건 아니다"고 답했다.
장씨는 심사를 마친 뒤에는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장 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