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스마트홈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양한 기술이 인간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와 건설업계가 적극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스마트홈은 하나의 주거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불 끄고 나왔나?"…집이 스스로 답하는 시대
"집에 불을 끄고 나왔나." 누구나 한 번쯤 외출 뒤 현관문 앞이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떠올려본 생각이다. 과거에는 다시 집으로 올라가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화면 한 번 확인하는 것 만으로 해결되는 시대가 됐다. 집 안 조명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필요하면 원격으로 전원을 끄는 기술이 일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홈은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다. 집 안의 조명과 냉난방, 보안장치, 생활가전 등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사용자가 원격으로 제어하거나, 기기 스스로 생활 패턴을 분석해 자동으로 작동하는 주거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급 주택이나 일부 신축 아파트에 제한적으로 적용됐으나, 최근에는 비교적 저렴한 스마트 플러그와 센서형 조명, 음성 인식 스피커 등이 보급되면서 일반 가정으로까지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와 건설업계는 적극적으로 스마트홈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통합 연결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TV, 공기청정기 등 대부분의 가전을 하나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열린 '2026 에디슨 어워즈'에서 AI 홈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주택 디자인 프로젝트인 '스마트 모듈러 하우스'와 삼성의 통합 AI 플랫폼 '비전 AI 컴패니언'으로 금상을 받기도 했다.
LG전자는 모듈러 주택 'LG스마트코티지'를 제작하고 있다. LG스마트코티지는 LG전자가 인공지능(AI) 가전과 냉난방공조 기술을 집약한 집이다. 이곳에는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 인덕션 등 LG전자 AI가전 4종 등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장치들이 설치돼 있다. LG전자는 GS건설과도 손잡고 '로봇 친화형' 주거 서비스 구축에 나서고 있다.
◆가전 넘어 아파트 전체로…건설사도 스마트홈 경쟁
스마트홈 경쟁은 가전 업계를 넘어 건설 업계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신규 아파트 분양 단계부터 스마트홈 시스템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입주민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공동현관 출입, 엘리베이터 호출, 방문 차량 등록, 난방 제어, 주차 위치 확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외출 중 택배가 도착하면 공동현관 카메라를 통해 방문자를 확인하고, 무인 택배함 상태까지 확인하는 서비스도 도입되고 있다.
일부 프리미엄 아파트 단지에서는 음성 인식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거실 불 꺼줘", "실내 온도 24도로 맞춰줘" 같은 음성 명령만으로 조명과 냉난방이 자동 제어된다. 특히 맞벌이 부부나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귀가 시간에 맞춰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고, 공기청정기가 미리 작동해 실내 공기질을 관리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화재나 가스 누출, 침입 감지 센서를 연동해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보내는 기능도 기본 옵션처럼 자리 잡고 있다.
중소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센서 기반 스마트홈 솔루션 '헤이홈'을 개발하는 '고퀄' 은 움직임 감지와 생활 패턴 분석 기술을 앞세워 1인 가구와 반려동물 동거 가정, 건설사 등을 공략하고 있다. 잠을 자고 있는 아이에게 움직임이 발생하거나, 침입 혹은 비정상적인 접근이 있을 경우 별도의 알림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쿠쿠'도 자체 애플리케이션으로 가전 라인업을 연동하는 통합·제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돌봄과 안전 분야까지 스마트홈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활 인프라로 진화하는 스마트홈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실내 생활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 안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스마트홈 수요도 증가했다. 외출 중 반려동물의 상태를 실시간 카메라로 확인하거나, 로봇청소기를 원격으로 작동시키는 사례도 흔해졌다. 냉장고 내부 식재료를 확인해 장보기 계획을 세우거나, 사용 습관을 기반으로 전기요금을 절약하는 기능 역시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스마트홈 시장이 앞으로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면서 집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공간을 넘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스스로 학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상 시간에 맞춰 커튼이 열리고, 출근 시간에는 조명과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는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 진입과 1인 가구 증가 역시 시장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송원배 빌사부 대표는 "이미 수많은 기술들이 우리 가정에 들어와 있는 데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기술로 집이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모듈러 주택 등 새로운 형태의 주거 환경 건설 사업은 당장 대세가 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