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엘, 하도급 계약서 최대 605일 늦게 발급…공정위, 과징금 3천800만원

입력 2026-05-05 15: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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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형 제조 328건 착수 후 계약·대금 지급도 지연
조사 시작되자 미지급 이자·할인료 7억원대 뒤늦게 정산

에스엘 로고. 매일신문 DB
에스엘 로고. 매일신문 DB

지역의 자동차 부품 중견기업 에스엘(SL)이 하도급 계약서를 수급사업자가 작업에 착수한 뒤 최대 605일이 지나서야 발급하는 등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을 위반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3천800만원을 부과받았다.

5일 공정위에 따르면 SL은 2020년 5월부터 2023년 5월까지 40개 수급사업자에게 자동차 부품용 금형 제조 328건을 위탁하면서 수급사업자가 작업을 시작한 뒤 8일에서 최대 605일이 지나서야 계약서면을 발급했다. 하도급법은 작업 착수 전 계약 내용 등 필수사항을 기재한 서면을 미리 발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계약 조건이 확정되기도 전에 작업이 먼저 진행된 셈이다.

대금 지급 단계에서도 위반이 이어졌다. SL은 같은 기간 41개 수급사업자와 맺은 342건의 계약에서 목적물을 수령하고 60일을 넘겨 잔금을 현금 또는 어음으로 지급하면서 이 과정에서 발생한 지연이자 5억965만원과 어음할인료 2억1천924만원 등 총 7억2천889만원을 주지 않았다. 하도급법은 대금 지급이 60일을 초과하면 지연이자를, 어음으로 지급할 때는 만기일까지의 할인료를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SL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미지급 지연이자와 어음할인료를 전액 정산했다. 공정위는 이를 반영해 대금 지연지급 행위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에 그쳤고, 서면 발급 지연 행위에는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SL은 자동차 램프와 전동화 부품 등을 생산하는 대구 소재 기업으로,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5조2천399억원이다.

공정위는 금형 분야에서 계약서면 지연발급과 하도급대금 지연지급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급사업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