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에 쓴 약물량 부풀리는 수법…의사는 사후 기록 조작
식약처, 관련법 위반 혐의로 검찰 송치
자택에서 프로포폴이 든 주사기를 손에 쥐고 숨진 채 발견된 간호조무사가 근무하던 병원이 의료용 마약류 투약 기록을 조작한 사실이 관계당국에 적발됐다. 해당 간호조무사는 생전 프로포폴을 98차례나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망한 간호조무사 A씨와, 의사 B씨를 각각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서울광진경찰서는 A씨 사망 사건을 조사하던 중 A씨가 자택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정황을 확인하고, 이를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에 수사의뢰했다.
A씨는 지난 1월 광진구 자택에서 주사기를 손에 쥐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사망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프로포폴과 미다졸람, 주사기 등 반복적으로 투약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 가능성을 살핀 식약처 전담수사팀은 A씨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프로포폴이 B씨가 운영하는 내과의원에서 공급됐음을 파악했다.
수사팀은 해당 의원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해 A씨가 의원에서 근무하던 지난해 9월 12일부터 사망한 지난 1월 사이 약 4개월 간 프로포폴 98개·미다졸람 64개 등을 빼돌린 것을 밝혀냈다.
프로포폴은 수면마취 및 전신마취 유도에 사용되는 정맥주사용 마취제다. 미다졸람은 수술이나 검사 전 진정제로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A씨는 내시경 검사에 활용한 약물 사용량을 실제보다 많게 부풀려 보고하는 수법으로 여유분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두 약물이 모두 과다 투여 시 호흡 억제와 혈압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의료진의 꾸준한 관리 하에서 사용돼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씨는 마약류 취급자가 아님에도 범행 기간 자택에서 주사기 등을 이용해 약물을 상습 소지·투약하다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 자택에서 발견된 약물량은 범행기간 매일 의료용 마약류의 안전사용기준을 초과하는 양을 투약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식약처는 B씨가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인 의사로서, 의료용 마약류가 불법 유출되거나 허위 보고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B씨는 관련 업무를 직접 맡는 대신, 이를 A씨에게 맡겼다. A씨 사후에는 의원 내 부족한 재고를 맞출 목적으로 누락된 수량을 타 환자들에게 투약한 것처럼 식약처장에게 허위 보고한 정황도 드러났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불법 마약류 사용을 엄정하게 수사하며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협업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