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는 참 바쁩니다. 해야 할 일은 쌓여 있고, 쉴 틈 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저물어 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요즘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알고 있을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해주고, 삶을 더 넓고 깊은 곳으로 이끌어 주는 힘이 취미 안에 있습니다. 오늘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용기, 그리고 그 작은 취미가 나와 우리 아이를 어떻게 더 큰 세계로 데려다주는지 이야기해 줄 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용기
'나의 문구 여행기'(문경연 지음)는 취업 준비와 학자금 대출, 아르바이트로 빠듯한 20대를 보내던 저자가 오직 좋아하는 문구를 보러 세계 곳곳을 여행한 기록입니다. 책 부제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에 대하여'인 것처럼, 저자는 일본의 오래된 문방구 골목부터 독일, 핀란드의 문구점까지 거창한 이유 없이 그저 좋아서 떠납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도, 시간을 쪼개야 해도, 좋아하는 것 앞에서는 기꺼이 용기를 냅니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독자 자신에게도 묻게 됩니다. '나에게 그렇게 불쑥 떠나게 만드는 것이 있었던가, 지금도 있는가' 하고 말이지요.
이 책이 단순한 여행 에세이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취미를 진지하게 좋아하는 일이 결국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임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문구를 통해 자신이 어떤 감각을 가진 사람인지, 무엇에 설레고 무엇에 지치는지를 조금씩 알아갑니다. 나아가 그 취미가 자신만의 브랜드로 이어지는 과정까지 담겨 있어 읽는 내내 '나도 좋아하는 것에 더 솔직해져도 되겠구나'라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아이에게 "네가 좋아하는 게 뭐야?"라고 묻기 전에, 우리 어른들이 먼저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어떨까요? 부모가 자신의 취미를 즐기는 모습, 좋아하는 것 앞에서 눈이 반짝이는 모습을 아이는 고스란히 보고 배웁니다. 좋아하는 것을 향해 용기를 내는 어른의 뒷모습이 아이에게는 그 어떤 말보다 생생한 가르침이 됩니다.
저자는 책에서 취미란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좋아하는 것 앞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그 몰입의 순간이 사실은 가장 온전하게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시간이라는 것이지요.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반짝이는 눈으로 무언가를 들여다보는 그 시간, 그것이 바로 취미가 우리에게 건네는 선물입니다.
◆ 매일 한 장, 내 안의 언어 꺼내기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유선경 지음)는 베스트셀러 '어른의 어휘력'과 '감정 어휘'로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은 저자의 첫 필사책입니다. 부제는 '할 말은 많지만 쓸 만한 말이 없는 어른들을 위한 숨은 어휘력 찾기'입니다. 하고 싶은 말,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분명히 있는데 막상 입을 열거나 글을 쓰려 하면 적당한 말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나요? 이 책은 화려한 단어를 새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마음 어딘가에 있지만 꺼내지 못했던 어휘들을 손으로 직접 써 내려가며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안내합니다. 하루 한 장이라는 부담 없는 분량 덕분에 바쁜 일상 속에서도 꾸준히 이어가기에 좋습니다.
필사는 특별한 재능이 필요 없는 취미입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손으로 천천히 옮겨 적는 것만으로도 언어 감각은 조금씩 자라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어떤 말에 마음이 움직이는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속도를 늦추고 한 글자씩 써 내려가는 그 시간은 분주한 하루 안에서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이와 함께 각자 좋아하는 문장 하나씩을 필사하고 왜 그 문장이 마음에 들었는지 나눠보는 저녁 시간을 상상해 보셨나요? 부모가 먼저 펜을 드는 그 작은 행동이 아이에게 글과 언어를 대하는 태도를, 나아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습관을 조용히 가르쳐 줄 것입니다. 손으로 문장을 옮기다 보면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단어 하나가 새삼 다르게 다가오고, 그 단어 뒤에 숨어 있던 나의 감정과 마주치게 됩니다. 필사는 결국 나를 더 잘 이해하는 시간이기도 한 것이지요.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