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협하는 병마와 가난과 싸우면서 키우는 사회복지사의 꿈
어린 남동생 돌봄까지…22세 문경 여대생에게 닥친 가혹한 시련
지난 10일 오후 경북 문경시의 통합사례관리사 공무원과 찾은 산북면 산골마을의 한 오래된 주택은 산기슭에 자리 잡은 오래된 도토리나무 밑에 자리 잡고 있었다.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난다면 금방이라도 주택을 덮쳐버릴 것 같았다.
문을 열자 눅눅한 곰팡이 냄새가 먼저 코를 찔렀다.
벽지는 군데군데 검게 변색돼 있었고 천장 곳곳에는 빗물이 스며든 흔적이 선명했다. 세면장으로 함께 사용하는 화장실은 시커먼 곰팡이가 번져 있었고, 습기를 머금은 벽 틈새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했다.
◆뇌종양 4기, 힘겹게 버티는 여대생
이곳에서 대학생 김사연(22·가명) 양은 아버지와 남동생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김 양은 한 대학의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이다. 또래 학생들이 캠퍼스 생활과 취업 준비를 고민할 나이에 그는 생존과 치료, 그리고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언젠가는 저도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수줍게 웃으며 말하는 김 양의 모습에서는 스물두 살 청년다운 밝음이 느껴졌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가족이 해체된 뒤 김 양은 아버지와 남동생과 함께 생활해 왔다. 현재 중학교 1년에 재학 중인 어린 남동생의 돌봄도 그의 몫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아버지는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일감이 줄어들면서 일정한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현재 가족은 기초생활수급비에 의존해 가까스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더 큰 시련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김 양은 10여년 전 초등학교 시절 병원에서 '원시시신경 외배엽 종양', 이른바 뇌종양 4기 진단을 받았다.
가족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종양 제거 수술에 이어 수차례 항암치료와 자가조혈모세포 이식까지 이어졌다. 치료 과정은 고통스러웠고 경제적 부담도 컸다. 다행히 생명의 고비는 넘겼다. 그러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도 정기검진과 약물치료가 계속되고 있으며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서울까지 왕복해야 돼 적지 않은 교통비가 필요하고, 비급여 검사비와 특수 약제비 등은 여전히 가족의 부담으로 남아 있다.
김 양의 아버지는 "아이 건강만 생각하면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데 현실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비를 부담하느라 지인들에게 빌린 3천만원을 아직 갚지 못해 더욱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저도 건강이 좋지 않아 더욱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곧 무너질 듯한 거주지
문제는 김 양과 아버지의 건강뿐만이 아니다.
김 양이 생활하는 집은 현재 고모 명의의 노후 주택이다. 무상으로 거주하고 있지만 집 상태는 심각하다.
방 안 곳곳에는 결로 현상으로 인한 곰팡이가 퍼져 있었고 일부 벽체는 습기에 부풀어 올라 있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지붕 누수까지 발생한다고 한다. 수압이 약해 화장실에 샤워기도 설치할 수 없고 세면시설도 제기능을 못해 세숫대야에 물을 떠놓고 머리를 감아야 한다.
가족들은 "벽 틈으로 지네가 들어와 물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김 양에게 이런 환경은 더욱 위험하다.
김 양은 "계속 기침이 나고 알레르기 증상이 심할 때가 많다"며 "병원에서도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싶어도 비용이 문제다.
매달 발생하는 치료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벅찬 상황에서 도배와 장판 교체, 누수 보수 공사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가족의 고단한 삶은 아버지의 얼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자 아픈 딸을 돌봐야 하는 보호자의 역할을 동시에 감당하면서 몸과 마음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럼에도 가족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김 양은 힘든 치료 과정 속에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수업이 있는 날이면 학교로 향하고, 과제를 하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가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이유도 남다르다.
"아플 때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어요. 나중에는 저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짧은 한마디였지만 오랜 투병과 어려움을 견뎌낸 청년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박은숙 문경시 통합사례관리사는 "김 양 가족은 건강 위기와 경제적 빈곤, 열악한 주거환경이 동시에 겹친 복합 위기 가정"이라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 현재의 주거환경은 건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사회가 보내는 작은 관심과 도움 하나하나가 이 가족에게는 큰 희망이 될 수 있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한 따뜻한 나눔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곰팡이 냄새가 가득한 작은 방 안에서 김 양은 오늘도 교재를 펼쳐 들었다.
누군가는 포기했을 법한 현실이지만 그는 여전히 꿈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처한 어려움과 아픔을 뒤로하고 다른 아픈 이웃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스물두 살 청년이 품은 소박한 꿈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따뜻한 응원이 더해진다면 김 양은 더욱 힘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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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딸의 꿈 지켜주고픈 이정현 씨에 2,932만원 전달
딸아이의 꿈만큼은 꼭 지켜주겠다는 마음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하루 세 가지 아르바이트를 뛰며 힘겨운 일상을 버티는 이정현 씨(매일신문 6월 2일 12면)에게 2천932만5천17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김승하 10만원 ▷김재용 7만원 ▷김영관 5만원 ▷변정기 5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심민성 2만원 ▷심향섭 2만원 ▷최은서 2만원 ▷최정원 2만원 ▷배상영 1만원 ▷이장윤 6천원 ▷김건율 2만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린 손자 홀로 키우는 이순임 씨에 2,334만원 성금
초등학교 3학년 어린 손자를 홀로 키우며 훗날 돌봐줄 사람 없이 혼자 남을까 눈물 짓는 이순임 씨(매일신문 6월 9일 13면)에게 43개 단체, 155명의 독자가 2천334만6천279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송곡문화장학재단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장현식)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삼성기공(장태종) 3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새화성약국(박경옥) 20만원 ▷㈜삼이시스템 20만원 ▷하람산업(김병윤) 2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김정수경영회계사무소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무한기술(윤종천)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참한우소갈비집(신동애)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세창산업(강석원) 3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도경희 200만원 ▷김상태 100만원 ▷성현탁 70만원 ▷이신덕 30만원 ▷박철기 손치선 이재일 각 20만원 ▷곽용 김기태 김승하 김태운 박양호 신영란 조득환 최창규 허금주 각 10만원 ▷이동욱 9만원 ▷고정숙 김보현 김순향 김영수 김영주 김현일 박정희 박환윤 백미화 안대용 안현숙 오성수 이윤정 이재열 이종하 이현목 전우식 최미란 최상수 최수진 황문섭 각 5만원 ▷이재민 4만원 ▷곽병완 김광숙 김태욱 류충렬 박승호 박지현 수호 신시용 엔제이 유명희 유충식 이경희 이민경 장충길 최상원 최춘희 각 3만원 ▷강병호 권오영 권유진 김봉균 김수동 김옥선 김정만 김종구 김혜숙 류동훈 류휘열 배상영 신일성 오재현 유정자 윤덕준 이은경 이진욱 이해수 차경수 천정창 각 2만원 ▷강명은 강지원 권두영 권오현 권증남 김다영 김성진 김주현 김태천 김학균 김희태 류현수 박용준 박인배 박지혜 박찬희 박태용 박홍선 변진희 변희광 복현호 손옥순 송아름 수민부 신지연 신혜진 우철규 유귀녀 윤인주 이강원 이경희 이영수 이운대 이유록 이윤학 전선수 정서원 정흔주 조영식 조용인 조희수 차수환 최경철 황성광 각 1만원 ▷가지영 김윤이 김진혹 박혜지 손희정 송준호 양태자 왕영호 각 5천원 ▷최연준 하정현 각 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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