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부정선거' 의혹…투표지 논란 팩트체크

입력 2026-04-16 16:53:29 수정 2026-04-16 17: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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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기·빳빳한·배춧잎 투표지 논란 확산…"현장 오류·오해가 대부분, 조작 근거 부족"

부정선거 의혹제기 관련 이미지. 경북도 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부정선거 의혹제기 관련 이미지. 경북도 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지역 일꾼을 뽑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부정선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의혹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 대부분은 단편적 사례를 확대·과장하거나, 충분한 확인 없이 재생산되는 데 그치고 있다.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매일신문은 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와 공동으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선거 의혹들을 파헤쳐 본다.

◆투표지 의혹

부정선거론자들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의혹 중 하나가 '투표지'다. 일부 투표지에 투표관리관 도장이 훼손됐거나 투표지가 너무 빳빳하거나 등의 주장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측에선 이를 가짜 투표지 혹은 특정 정당(후보)에게 사전에 기표한 정황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같은 사례들을 되짚어보면 제도적 허점이라기보다는 현장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 혹은 단순한 오해에 가깝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2020년 4월 실시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 인천연수구을 재검표에서 투표관리관 도장이 뭉개져 일장기처럼 찍힌 투표지 1천여장이 가짜 투표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검표 과정에서 투표관리관 도장이 번져 일본 국기처럼 보이는 투표지가 다수 발견됐다는 내용으로 '가짜 투표지가 대량 투입됐다'는 일부 주장의 대표적 사례다.

선관위는 이를 두고 도장 불량 또는 사용 방식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만년인(萬年印) 형태의 도장을 인주에 찍어 사용하는 경우 잉크가 과도하게 묻어 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도장이 불량 제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정선거 의혹제기 관련 이미지. 경북도 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부정선거 의혹제기 관련 이미지. 경북도 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대량 위조 의혹…"단순한 실수"

'빳빳한 투표지' 역시 단골로 제기되는 의혹이다. 유권자가 기표 후 투표지를 접어서 투표함에 넣기 때문에 빳빳한 투표지가 대량 발견된 것 자체가 가짜 투표지 뭉치를 투표함에 넣은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실제 투표 행태를 단순화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배춧잎 투표지' 논란도 유사한 맥락이다. 제21대 총선 사전투표에서 일부 투표지에 다른 용지의 인쇄 흔적이 비쳐 보이면서 '대량 위조' 의혹으로 번졌다. 하지만 선관위는 이는 인쇄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라고 선을 그었다. 당시 지역구 투표용지와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겹쳐 인쇄됐고, 현장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교부된 사례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부정선거 의혹은 특정 장면이나 일부 사례를 확대 해석하면서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선거는 투표지 발급부터 개표까지 다수의 인원이 참여하는 공개 절차로 진행되며, 각 정당 참관인이 상시적으로 감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전산 시스템 역시 결과 집계 보조 수단일 뿐 최종 결과는 실물 투표지 확인을 통해 확정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정규의 투표용지 여부는 관할 선관위 청인, 투표관리관 사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선거인의 투표 행태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항만으로 가짜 투표지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