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부동산 투기 방치하면 나라 망해"…보유세 인상 카드 만지작

입력 2026-03-24 14:57:30 수정 2026-03-24 14: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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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조작 엄정 제재" 지시…다주택자 '버티기' 차단 압박
초고가 1주택자까지 과세 검토…靑 "단계적 대응" 신중론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동명 위원장.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동명 위원장.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재차 밝히며 시장 규제 강화와 보유세 개편 가능성을 동시에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담합이나 조작 등은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제재하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지시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가진 최악의 문제점이 부동산 투기"라며 시장 전반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어 "부동산과 관련해 설왕설래가 많은데 여전히 '부동산 불패'라는 인식이나 정부가 시장을 어떻게 이기겠느냐는 인식, 정치적 압력이 높아지면 정부가 포기할 테니 버티자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욕망에 따른 불가피한 저항이긴 하지만 이를 이겨내지 못하면 정부의 미래도 나라의 미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책 집행의 강도도 분명히 했다. 그는 "부동산은 심리전에 가까운데 지금까지는 욕망과 정의가 부딪히면 욕망이 이겼다"며 "이제는 모든 악용 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0.1%도 물 샐 틈이 없게 제도를 준비해야 한다. 정치적 고려를 전혀 할 필요가 없다"고 주문했다.

올들어 잇따른 발언도 강경 기조를 뒷받침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하며 "버티는 게 손해인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에도 "부동산 공화국 탈출은 대한민국 대전환의 핵심 과제"라고 언급하며 다주택자 규제 강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정부의 정책 방향은 '매물 잠김' 차단에 맞춰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이후 매물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보유 부담을 높여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다주택자의 대출 일부 상환 유도, 만기 연장 제한,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 다양한 수단을 검토 중이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방안도 논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앞서 "자기가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용으로 또는 투자용으로 가지고 오랫동안 가지고 있다고 왜 세금을 깎아주느냐"며 세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초고가 주택'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뉴욕·런던·도쿄·상하이의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고 밝혀 외국 주요 도시 사례를 참고한 보유세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고가 주택에 대해선 1주택자라도 추가 과세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이 대통령이 SNS에 외국 주요 도시와 한국의 보유세를 비교한 기사를 공유하며 "저도 궁금했다"고 적은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물린다.

다만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일부에서 보유세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현재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미루어 정부가 시장 교란 행위 단속과 제도 보완을 우선 추진하면서도 세제 개편 카드까지 열어두는 '단계적 대응' 전략을 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