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포함 최소 5명 인도주의 비자…이란 "선수들 납치됐다" 반발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기간 중 호주에 망명을 신청한 사건을 두고 이란 당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란 측은 호주가 사실상 선수들을 데려갔다며 '납치'에 가까운 행위라고 주장했다.
10일 이란 국영방송에 출연한 이란축구협회 메흐디 타지 회장은 "경기 종료 이후 호주 경찰이 호텔에 머물던 선수들에게 개입해 한두 명을 데려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타지 회장은 또 일부 인원이 공항으로 향하는 선수단 차량을 막아서며 선수들에게 난민 신청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량 앞에 사람들이 누워 이동을 방해했고 공항 게이트까지 봉쇄한 뒤 선수들에게 난민이 되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타지 회장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남부 미나브 지역에서 어린 학생들이 희생된 사건을 언급하며 서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나브에서는 어린 소녀들이 희생됐고 이번에는 또 다른 소녀들을 인질처럼 붙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 대통령이 우리 여자 대표팀이 난민이 돼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두 차례 올렸다"며 "호주가 망명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국에서 받아주겠다는 식의 발언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 미국에서 열린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낙관할 수 있겠느냐"며 "이런 방식이라면 어느 나라가 정상적으로 대표팀을 보내겠느냐"고 비판했다.
선수들이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침묵했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도 타지 회장은 "우리 선수들은 실제로 국가를 부르며 거수경례를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 여자대표팀 주장 자흐라 간바리를 포함한 선수 5명은 9일 밤 호텔을 빠져나와 호주 정부에 보호를 요청했고, 호주는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비자를 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추가로 최소 2명이 더 망명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선수 1명과 팀 스태프 1명 등 두 명이 망명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선수단은 이란으로 돌아가기 위해 출국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은 이란 여자 대표팀이 지난 2일 한국과의 아시안컵 경기 전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침묵하면서 시작됐다. 이 장면이 방송된 뒤 이란 국영 매체에서는 선수들을 두고 "전시 상황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한 행위"라며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국영방송 진행자 모하마드 레자 샤바지는 "전쟁 중 국가를 부르지 않는 것은 애국심이 결여된 행동"이라며 "이는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반역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대표팀은 이어진 두 경기에서는 거수경례를 하고 국가를 제창했다.
한편 이란 검찰총장실은 성명을 통해 "일부 선수들이 외부의 선동에 영향을 받아 감정적으로 행동했을 수 있다"며 "차분한 마음으로 조국으로 돌아오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