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에 갇혔다" 팬 연락 한 통에…53명 대피시킨 유튜버의 비결은

입력 2026-03-10 18:57:49 수정 2026-03-10 18: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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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유튜브 채널 '센서스튜디오'

구독자 61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가 중동 전쟁 상황 속에서 고립된 한국인 대피를 도운 사연이 전해졌다.

10일 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국제 정세와 전쟁 소식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센서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이재천(26) 씨는 지난달 28일 한 구독자로부터 긴급 메시지를 받았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체류 중인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귀국 길이 막혔고, 빨리 탈출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두바이 공항 항공편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한국으로 돌아가려면 육로로 오만으로 이동한 뒤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도움을 요청한 팬은 20대 여성으로, 혼자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데 큰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이 씨는 이 사연을 접한 뒤 탈출을 원하는 사람들을 모아 함께 이동하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그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UAE 탈출방'을 만들어 같은 상황에 놓인 한국인들을 모집했고, 동시에 현지 여행사와 연락해 이동 경로를 마련했다.

평소 현지 네트워크와 스태프들의 도움도 큰 역할을 했다. UAE 체류 경험이 있는 스태프와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믿을 수 있는 차량과 기사들을 확보했고, 처음에는 승용차를 이용하다가 인원이 늘면서 SUV와 전세버스까지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비용 문제와 변수도 적지 않았다. 차량과 기사 수요가 급증하면서 요금이 크게 올랐고, 섭외해 둔 기사들이 더 높은 비용을 제시한 쪽으로 이동하는 일도 있었다. 택시 요금이 며칠 사이 약 15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경 이동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이어졌다. 오만 국경에 도착했지만 예약된 차량이 도착하지 않아 몇 시간 동안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고, 검문소에서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일부는 현지에서 유심을 구하지 못해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

이 씨는 안전한 이동을 위해 결국 버스를 이용한 단체 이동 방식을 택했다. 그는 "팬 한 분이 무사히 탈출하고 나니 한인회 등에서 소문이 나며 도와달라는 연락이 늘기 시작했다"며 "여행사를 통해 자동차를 확보했는데, 처음엔 승용차를 이용하다가 사람이 늘면서 전세버스까지 동원했다"고 했다.

그 결과 총 18차례 이동을 통해 53명의 한국인이 오만 등 인접 국가로 이동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먼저 탈출하신 분들이 나중에 이동하는 분들에게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는 법 등을 알려주는 선순환도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씨의 도움으로 여러 교민이 탈출했지만 일부에서는 여행사와 연계해 돈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탈출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여행사나 택시 업체 등을 직접 연결시켜줬기에 따로 돈을 받거나 한 일은 없다"며 "(유튜브에 업로드한) 영상에 의혹이 많이 제기됐는데, 하나하나 해명하고 납득시켰고 옳은 일을 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정부가 전세기 투입과 외교부 대응팀 파견 등 공식 대피 대책을 마련하면서 대피 지원 활동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정부 대응 과정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씨는 다만 현지 상황에 대한 정보 공유는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는 "팀원 모두가 며칠째 잠도 제대로 못 자며 고생하고 있긴 하지만, 사람들의 안전한 대피를 도울 수 있어 뿌듯하다"며 "탈출하는데 정말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하시면 제가 언제든지 도움을 드릴 테니까, 언제든지 연락 주시면 제가 꼭 연락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