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후라도, WBC서도 파나마 대표로 호투

입력 2026-03-09 11:03:11 수정 2026-03-09 11: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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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도, 푸에르토리코 상대로 5이닝 무실점
파나마, 후라도 역투에도 역전 허용해 2패
삼성엔 '후라도 호투+파나마 부진'이 호재

삼성 라이온즈의 아리엘 후라도.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아리엘 후라도. 삼성 제공

희비가 엇갈린다. 파나마에겐 아리엘 후라도의 호투에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역전패한 건 뼈아프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는 내심 반갑다. 에이스의 건재함을 확인한 데다 WBC에서 더 무리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번 시즌 프로야구 대권에 도전한다. 어느 때보다 해외 전지훈련 과정도 알찼다. 괌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9일 귀국했다. 박진만 감독은 "주전같은 백업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계획대로 잘 이뤄져 선수층이 더 탄탄해졌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아리엘 후라도와 원태인.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아리엘 후라도와 원태인. 삼성 제공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투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이탈한 건 아쉬운 소식. 맷 매닝과 이호성은 팔꿈치 수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나마 원태인이 큰 부상을 피해 4월 중순쯤 복귀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일 정도. '1선발' 후라도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후라도는 지난 시즌 에이스다웠다. 15승 8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선발투수답게 꾸준한 데다 이닝 소화력도 발군이었다. 리그 최다 이닝(197⅓이닝)을 던졌고,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횟수도 23회로 1위였다.

8일 WBC 파나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푸에르토리코를 상대로 역투 중인 아리엘 후라도. AFP 연합뉴스
8일 WBC 파나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푸에르토리코를 상대로 역투 중인 아리엘 후라도. AFP 연합뉴스

다만 우려도 뒤따랐다. 너무 많이 던진 것 아니냐는 얘기. 그래서 WBC에 출전하는 것을 두고도 이런저런 말이 오갔다.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후라도가 파나마 대표로 뛰길 원했고, 삼성도 선수 의사를 존중해 기꺼이 허락했다.

후라도의 '시계'가 한 달 정도 빨라졌다. 프로야구 개막전이 아니라 WBC 일정에 맞춰 예년보다 몸을 빨리 만들었다. 후라도는 WBC 시작 전 자국 언론을 통해 "나를 믿고 출전을 허락한 삼성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구단의 배려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파나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아리엘 후라도가 8일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WBC 조별리그 A조 푸에르토리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파나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아리엘 후라도가 8일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WBC 조별리그 A조 푸에르토리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물가에 아이를 내놓은 심정. 삼성의 속내가 꼭 그랬다. 원태인과 새 외국인 투수가 선발투수진에서 이탈했는데 후라도에게도 문제가 생기는 건 최악. 그래서 최근 전해진 소식이 더 반갑다. 실전에서 후라도의 몸 상태가 좋다는 걸 확인한 데다 더 안 던져도 될 듯해서다.

후라도는 8일(한국 시간) WBC에서 호투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푸에르토리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4탈심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주축으로 뛰는 정상급 타자들을 상대로 거둔 성적이라 더 인상적이었다.

파나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아리엘 후라도가 8일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WBC 조별리그 A조 푸에르토리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나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아리엘 후라도가 8일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WBC 조별리그 A조 푸에르토리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후라도가 상대 강타선을 무실점으로 막는 사이 타선이 2점을 뽑았다. 하지만 끝까지 리드를 지키진 못했다. 9회 2대2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10회 연장 승부치기 끝에 3대4로 고배를 마셨다. 파나마는 2패를 기록, 8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마냥 좋아하기엔 후라도와 파나마에게 미안할 수 있다. 그래도 삼성에겐 최상의 결과다. 미국에서 새 외국인 투수를 찾고 있는 이종열 삼성 단장은 후라도를 두고 "알아서 잘 하는 선수다. 걱정하지 않는다. 새 '짝'만 구하면 된다"고 했다. 그 말 그대로다. 삼성의 에이스는 건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