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실종자 찾는 포스터 붙어 처음엔 걱정 많아
밤거리도 큰 위험 없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더라
과달라하라의 차풀테펙 거리 끝에 있는 '글로리에타 데 로스 니뇨스 에로에스(Glorieta de los Niños Héroes, 영웅 소년들의 로터리)'는 '글로리에타 데 라스 이 로스 데사파레시도스(Glorieta de las y los desaparecidos)'라 불리기도 한다. '사라진 사람들의 로터리'라는 뜻이다.
이러한 명칭이 붙은 이유는 조각상 하단에 도배하다시피 붙어있는 실종자들을 찾는 포스터 때문이다. 실종된 사람의 얼굴과 인적사항이 인쇄된 포스터는 여기뿐만 아니라 과달라하라 시내 여기저기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 멕시코 마약 카르텔 간의 다툼 과정에서 실종된 이들이다.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과달라하라의 안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곳의 안전은 멕시코 사람들 사이에서도 논쟁거리다. 오죽하면 한국 여행 유튜버 영상에 멕시코 사람들이 댓글로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3일 저녁 시간인 오후 6시쯤 기자가 찾은 차풀테펙 거리는 많은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이날은 동성애자들의 행진인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끝난 직후라 퍼레이드에 참가한 사람들을 비롯한 많은 과달라하라 시민들이 주말을 즐기기 위해 모여들었다.
길거리에 흔치 않은 동양인, 그것도 한국인의 등장에 많은 시선이 쏠렸다.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도 들어주며 거리를 다녀봤다. 길거리에 헤나(일회용 문신)를 그려주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시민 에블린 씨와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여기 온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에블린은 "나는 여기서 나고 자란 토박이인데 위험한 일이 일어났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위험할 수도 있지만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노천 식당에 앉아있다가 20대로 보이는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기자를 보고 갑자기 반가워했다. 그러다니 "같이 놀자"며 기자를 데리고 차풀테펙 거리를 같이 걷기 시작했다.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발레리아 히메네스 씨는 "만약 당신이 누가 봐도 위험한 곳에 가거나 마약 카르텔, 마피아와 연관된 곳에 가지 않는 한 안전하다"며 "평범하게 사는 사람은 위험을 크게 못 느낀다"고 했다.
물론 "돌아다닐 때 소지품을 조심하라"고 직접 말해주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 또한 혼자 돌아다니는 이방인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일 터. 오기 전 걱정이 무색했을 정도로 과달라하라에 머무르는 동안 이곳 시민들은 기자를 비롯한 한국에서 온 사람들에게 매우 따뜻했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이화섭 기자 lhsskf@i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