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표팀 선수들, 언론과 접촉 줄이는 이유는?

입력 2026-06-15 11:20:47 수정 2026-06-15 18: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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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취재 중 나눈 사담, 방송사 유튜브로 유출
대부분 손흥민 비판, 멕시코 현지서도 눈치 채
국내 축구팬, 언론 매섭게 성토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진행중인 14일(현지 시간) 조별리그 1차전의 최고 수훈 선수(Man of the Match)에 선정된 황인범의 기자회견이 선수단 사정으로 취소되면서 기자회견장 자리가 덩그러니 비어 있다. 이화섭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진행중인 14일(현지 시간) 조별리그 1차전의 최고 수훈 선수(Man of the Match)에 선정된 황인범의 기자회견이 선수단 사정으로 취소되면서 기자회견장 자리가 덩그러니 비어 있다. 이화섭 기자

'이와 잇몸 사이가 돼도 모자랄 판인데…'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 중인 한국 축구대표팀이 현지 취재에 나선 한국 언론과 편치 않은 관계라는 게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지난 체코와의 경기에서 최고 활약을 보이며 수훈 선수로 선정된 황인범의 인터뷰를 취소했다. 선수들과의 일정이 미처 조율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대신 선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훈련 장면만 공개했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대표팀이 국내 언론 앞에서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훈련 취재 과정에서 취재진이 선수에 대해 사담을 했고, 그것이 유튜브를 통해 알려지면서 선수들이 언론의 취재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란 게 대한축구협회의 설명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1차전에서 승리하고 멕시코와 2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4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1차전에서 승리하고 멕시코와 2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4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뷰가 취소된 내막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지난 9일(한국 시간) 벌어진 일이 사건의 발단. 대표팀의 훈련 과정을 취재하던 기자들이 손흥민이 뛰는 모습을 보고 "주장이라 소대장 뛰듯이 저렇게 그냥 앞에서 뛰는 건가?", "군대도 안 갔다 온 XX들이…" 등 욕설 섞인 표현을 쓰며 속삭였다.

문제는 그게 JTBC 공식 유튜브 영상에 담겼다는 점. 영상을 보다 이 소리를 들은 국내 축구팬들은 대한축구협회에 항의 민원을 쏟아냈다. JTBC는 문제가 된 부분의 음성을 빼고 영상을 다시 올렸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현지에 파견된 기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월드컵 이전에 논란이 벌어져 유감"이라며 "월드컵 대회 기간 동안 원활한 취재 환경을 위해 기자단과 선수단의 상호 존중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사건 이후 손흥민은 공식 기자회견 외에는 한국 취재진과의 접촉을 삼가고 있다. 손흥민은 체코전 이후 진행된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를 사양했다. 믹스트존 인터뷰는 선수 뜻대로 하는 것이고, 응하지 않는다 해서 별도 제재는 없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취재하기 위해 온 한국과 멕시코 취재진들이 14일(현지 시간) 공개된 오전 훈련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이화섭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취재하기 위해 온 한국과 멕시코 취재진들이 14일(현지 시간) 공개된 오전 훈련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이화섭 기자

다른 선수들 또한 언론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는 중이다. 대한축구협회도 선수단의 의견을 존중, 언론과의 개인 인터뷰를 자제시키고 있다. 한 신문사가 13일(현지 시간) 과달라하라 시내에서 휴식 중이던 이동경을 우연히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뒤 기사를 게재했으나 대한축구협회와 대표팀의 요청으로 기사를 내리는 일도 있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 사건을 과달라하라 시민들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는 점이다. 13일 과달라하라 차풀테펙에서 만난 한 시민은 기자에게 "손흥민이 군대를 갔다 왔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대표팀과 한국 취재진과의 갈등을 조금이나마 접했기 때문에 가능한 질문이었다.

네티즌과 한국 축구팬들도 훈련 과정을 취재하는 한국 언론에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손흥민이 한 국위 선양이 얼마나 큰데 저런 비판을 하는 게 제정신인가", "할 짓이 없어 손흥민을 비판하는 '저질 XXX'들은 빨리 귀국해라"며 매섭게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이화섭 기자 lhsskf@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