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6·3 지방선거를 계기로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 설 전후 국민투표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는 국민투표가 불가능하다. 2014년 헌법재판소가 재외국민 투표권을 제한한 국민투표법에 대해 헌법불합치(憲法不合致) 결정을 내린 이후, 국회가 법을 고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행 헌법은 1987년 민주화의 산물이나, 급변한 현실과 시대정신을 담기에는 낡고 미흡하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주요 정당은 모두 개헌(改憲)을 공약했고, 이재명 정부의 1호 국정 과제도 개헌이다. 그러나 개헌 논의는 정치권의 끝없는 정쟁으로 뒷전으로 밀려났고, 국민투표법 개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명백한 국회의 직무 유기(職務遺棄)다.
개헌이 요구되는 이유는 권력구조 개편, 국민 기본권 강화, 지방분권(地方分權) 등 여러 가지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을 촉구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행정수도 개헌'을 언급했다. 시급(時急)한 것은 지방분권 개헌이다. 현재 추진 중인 행정통합의 성공을 위해서도 균형발전 정신을 담을 지방분권 개헌이 필요하다. 현행 헌법은 2개 조항을 통해 지방자치의 존재만을 선언적으로 규정할 뿐,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행정통합이 성공하려면 재정권, 조직권, 입법에 준하는 자치권 등 강력한 지방 권한(權限)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는 개별 법률이나 정부 방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헌법에 '지방분권 국가'를 명시하고, 국가와 지방의 권한 배분 원칙을 분명히 하는 개헌이 필요하다. 지방선거와 지방분권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는 방안은 의미가 크다. 지역 일꾼과 함께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국회는 국민투표법 개정이라는 첫 단추를 신속히 끼우고, 지방분권을 핵심 가치로 한 개헌 논의를 책임 있게 완수(完遂)해야 한다. 지금은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명제를 헌법에 새겨 넣을 절호의 기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