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지난달 30일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를 갖고, 국가 중심 창업 사회로의 대전환(大轉換)을 선언했다. 대통령은 "전통적인 방식의 평범한 좋은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 "좋은 일자리는 전체의 10~20%밖에 안 된다"고 말해, 사실상 일자리 부족의 탈출구로 창업을 주창하고 나섰다는 것을 실토했다.
국가 주도 일자리 창출의 통계적 성과는 겉보기에는 참으로 눈부시다. 지난해 월 29만원짜리 노인 일자리 109만8천 개를 만들어 고용률 62.9%라는 신기록(新記錄)을 창출해 냈다. 올해는 5조원가량 세금을 투입해 115만2천 개의 노인 일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고용 착시 현상'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쇼(show)통'의 진수가 엿보인다.
생계형 창업 현장의 '묻지 마' 현상도 두드러진다. 저금리 정책 자금의 대출 지원으로 손쉽게 유행을 따라 창업한 뒤, 빚더미로 폐업(廢業)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설탕 시럽을 바른 과일 사탕 탕후루 가게만 2024년 620곳, 2025년 380곳이 폐업했다. 대왕카스테라, 흑당버블티 등 특정 먹거리 유행 때마다 반복된 패턴이다. 그래도 일단 개업만 하면 실업자는 줄어든다. 세금만 퍼붓는 "어쩌라고?" 정책은 계속될 전망이다.
고학력 청년층은 정말 골칫거리이다. 4년제 대학 졸업 이상 청년 71만832명이 지난해 12월 '쉬었음'이라고 답했다. 역대 최고치이다. '국가 중심 창업 사회 대전환' 선언은 아마도 이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대단한 착각(錯覺)이고 오해(誤解)이다. IMF 금융위기 이후 벤처·창업 붐을 20년 이상 지켜봐 온 이들의 결론은 "신기술 창업의 성공은 대기업 취업보다 10배, 100배 더 어렵고 힘들다"는 것이다.
마치 '미스·미스터 트로트 경연대회' 같은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공연(公演)으로 성공적 창업 생태계가 이뤄질 것으로 여긴다면 터무니없다.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치는 한국 대학·연구소 등에 잠든 초격차 기술의 산업화는 제한(制限)적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세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것은 한국 기업뿐이다. 최고 기업이 대학·연구소와 연계해 유망한 스타트업을 양산하는 시스템이 현실적이란 말이다. '기업하기 나쁘고, 창업하기 좋은 나라'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