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XL 결제액 72조…해외 고배율 ETF로 쏠린 개인 자금
국내는 3배·단일종목 금지…해외와 벌어진 ETF 규제 격차
정부, 고배율 ETF 규제 완화 여부 검토
정부가 해외 주식으로 쏠린 개인투자자 자금을 국내로 되돌리기 위해 고배율 ETF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해외 ETF 투자 확대가 개인의 달러 수요를 키우며 환율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국내에서도 유사한 투자 수단을 제공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개인 자금과 달러 수요를 완화하겠다는 목적이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최근 1년간 개인투자자의 결제액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로 거래 규모가 492억 달러(약 72조원)에 이른다. 보관금액 기준 상위 ETF도 대부분 고배율 상품이다.
해외 ETF 쏠림은 보관금액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같은 기간 나스닥100지수를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TQQQ)의 보관금액은 33억9673만달러,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SOXL은 27억3392만달러, 테슬라를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TSLA 불 2X ETF는 25억7889만달러가 각각 쏠렸다. 상위권 대부분이 2~3배 레버리지 상품이라는 점은 국내에서 동일한 투자 수단을 활용할 수 없어 개인 자금이 해외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ETF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는 데에는 환율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ETF·주식 비중이 커질수록 개인투자자의 달러 수요가 확대되고 이는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인 환전 수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유사한 상품을 제공해 자금을 흡수하는 것이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국내 ETF 규제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다. 현행 제도는 ETF 구성 시 단일 종목 비중을 30% 이내로 제한하고 최소 10개 이상의 종목으로 구성하도록 규정한다. 3배 레버리지 ETF는 상장할 수 없으며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금지돼 있다.
반면 미국·홍콩 등 해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상장돼 있고 TQQQ·SOXL 등 3배 레버리지 ETF도 활발히 거래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나스닥에서 가능한 상품이 왜 국내에서는 금지되느냐"고 문제를 제기한 것도 이러한 규제 격차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위험·고배율 상품 도입이 개인투자자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등락을 반복할 경우 누적 수익률이 쉽게 훼손되는 구조여서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급격히 확대된다.
자본시장 전문가는 "미국은 기관 중심 시장이라 리스크 관리 역량이 높지만 개인 비중이 큰 국내 시장에서는 고위험 상품의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3배 상품은 변동성 국면에서 피해가 고스란히 개인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금융투자업계는 규제 완화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매매하기 위해서도 달러 기반 ETF를 이용하는 현 구조는 비정상적"이라며 "국내에서도 선택지를 마련해야 자금 유출과 환율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