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글로벌 패션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추진된 '밀라노 프로젝트'의 꿈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껍데기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징적 시설인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는 입주 기업 가운데 섬유업체 비중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고, 패션 산업의 소프트웨어를 담당했던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결국 해산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DTC 전체 121개 임대 공간 가운데 섬유 관련 기업은 21개로 17.4%에 그쳤다. 기타 업종은 61개로 50.4%를 차지했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등 공공기관 사용 공간도 32개로 26.4%였다. 공실은 7개로 5.8% 수준이다.
섬유기업 비중은 최근 몇 년 사이 오히려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섬유기업 수는 2023년 25개에서 2024년과 지난해 각각 20개로 줄었고 올해도 21개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섬유기업 비중도 20.7%에서 17.4%로 낮아졌다. 전체 임대율은 93.4%로 높은 수준이지만 상업시설 임대율은 75.9%로 상대적으로 낮다.
운영 역시 대구시 지원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대구시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11억4천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했으며 이 예산은 시설 용역비와 공과금 등 건물 유지 관리 비용으로 사용됐다. 같은 기간 임대 수입은 연간 약 10억원 수준이다.
DTC는 대구 섬유·패션 산업 지원을 목적으로 동구 이시아폴리스에 조성된 시설로 2015년 개관했다. '밀라노 프로젝트'가 내세운 글로벌 패션 마케팅 전진기지를 상징하는 건물로 부지면적 1만3천732㎡, 연면적 4만9천667㎡ 규모다.
그러나 이시아폴리스 일대 역시 당초 목표였던 글로벌 패션 클러스터로의 발전은 충분히 실현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션 산업의 소프트웨어 역할을 맡았던 한국패션산업연구원도 경영난과 지원 축소 등으로 2024년 해산되면서 밀라노 프로젝트의 성과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다.
지난 2005년 밀라노 프로젝트 등 대구 섬유산업 진흥사업을 감사했던 감사원은 "패션 산업의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패션 산업 육성에 중점을 두어 사업을 추진했다"며 "산업단지 조성 등 하드웨어 구축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고 신소재 개발 등 연구개발 지원이 미흡해 사업 목표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밀라노 프로젝트=대구경북 지역 섬유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고 '세계적인 섬유·패션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추진된 국책사업으로, 1999 ~ 2003년 1단계(인프라·하드웨어 중심)와 2004 ~ 2008년 2단계(제품·마케팅·소프트웨어 중심)로 구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