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금융위기 후 처음…유가, 100달러 근처 유지
코스피 반도체 강세에 1% 상승…외국인 4연속 순매도
원·달러 환율이 16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1,500원을 돌파했다. 미-이란 사태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도 국내 증시는 1% 넘게 상승 마감했다.
◆장 초반 1,500원 넘은 환율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3.8원 오른 1,497.5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7.3원 오른 1,501.0원으로 출발해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와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되면서 상승 폭을 줄였다. 환율이 주간 거래에서 장중 1,500원을 넘은 것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장중 고가 1,500원) 이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금융위기였던 2008년 11월 25일(1,502.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 유가가 처음 100달러를 돌파했던 지난 9일 종가(1,495.5원)를 일주일 만에 넘어섰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주말 사이 역외 거래 등에서 환율 변동성이 높았던 영향으로 장 초반 매수 우위가 강하게 반영됐다"며 "1,500원 안팎에서 변동성 완화를 위한 외환당국의 실개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고점에 달러를 매도하려는 수출업체들의 환 헤지 물량이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이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아시아 시장 개장 직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가 96달러대까지 빠진 뒤 다시 99.43달러 수준으로 반등했다. 미-이란 군사 충돌이 격화하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말 사이 이란 원유 수출 핵심 터미널인 페르시아만 하르그섬을 공격했다고 밝혀 에너지 공급 불안이 가중됐다.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달러화도 강세를 이어갔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394대에서 등락했다. 지난 14일 100.537까지 오른 뒤 소폭 내렸으나 여전히 100선 위에 머물렀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9.321엔으로 전 거래일보다 0.25% 하락했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0.11원으로 3.19원 올랐다.
◆그래도 증시는 상승…외국인은 "팔자"
이날 코스피는 환율 부담에도 전 거래일보다 62.61포인트(1.14%) 오른 5,549.85로 상승 마감했다. 지수는 장중 한때 5,5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지만 정오쯤 유가 상승세가 다소 완화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7.03% 뛴 97만4천원에 장을 마쳐 전쟁 발발 전인 지난달 27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2.83% 오른 18만8천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3.49%), 증권(1.25%)이 올랐고, 전기·가스(-2.81%), 화학(-2.22%)은 내렸다.
반면 코스닥은 14.67포인트(1.27%) 내린 1,138.29로 마감했다. 개인이 7천11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천991억원, 1천71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8,474억원을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7천161억원, 90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지탱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 출발했으나 장중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정오쯤 국제 유가의 상승 추세가 완화되면서 낙폭을 만회하고 다시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