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거래소 대주주 지분 15~20% 제한 시도 관측
'공공 인프라' 명분 내세워 민간 기업 강제 개편 논란
금융당국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강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용자 보호와 공공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멀쩡히 잘 돌아가는 민간 기업의 주식을 강제로 팔게 만드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 지분율을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 수준인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가 사실상 금융 인프라 역할을 하는 만큼, 특정 개인에게 부와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막겠다는 논리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발상이 "자유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들이다.
먼저 두나무에서 송치형 의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5%를 상회한다. 정부 안대로라면 송 의장은 경영권 방어는 고사하고, 당장 10% 이상의 지분을 시장에 강제로 내다 팔아야 한다.
빗썸홀딩스가 지분 73.5%를 보유한 빗썸이나, 차명훈 대표가 53.4%를 쥔 코인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문제는 형평성이다. 정부가 모델로 삼은 대체거래소(넥스트레이드)는 애초에 증권사들이 연합해 만든 '컨소시엄' 형태다. 태생부터 지분이 분산되도록 설계된 조직이라는 뜻이다.
반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벤처 창업가들이 사재를 털어 일군 순수 민간 스타트업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수년 전에는 '실체 없는 투기판'이라며 무시하더니, 이제 와서 덩치가 커지니 공공재라며 주식을 내놓으라는 격"이라며 "이미 10년 넘게 운영해온 기업의 지분을 강매하게 하는 일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능한 일이냐"고 성토했다.
특히 이번 지분 제한 방안이 '교각살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대주주의 지배력을 약화시켜 '주인 없는 회사'를 만들 경우, 급변하는 글로벌 코인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코인베이스나 바이낸스 등 글로벌 거래소들은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기민하게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으면 빠른 의사결정이나 피보팅(사업 전환)이 불가능하다"며 "대주주 지분을 강제로 분산시키면 결국 해외 자본이나 적대적 세력에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네이버, 미래에셋 등 빅테크·금융 기업과의 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지분 교환을 추진하는 두나무나, 코빗 인수를 타진 중인 미래에셋그룹 모두 이번 규제가 도입되면, 추진하는 방안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법조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행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가상자산 거래소는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된다. 은행처럼 국가의 면허를 받아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사업자가 아니라는 의미다.
민간 기업에 대해 과도한 지배구조 개편을 강요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는 평가다.
한편, 당국은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추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