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전략, 현역 단체장의 거취 등 관심
여당의 인물 변수로 작용할 수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구 9개 구·군을 중심으로 한 기초단체장 선거 구도도 수면 아래에서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오랜 기간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평가돼 온 대구는 여전히 보수세가 강하지만, 최근 대통령 선거와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표심의 미세한 균열은 각 구·군 선거 판도에 적잖은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지역별 인물 경쟁력과 현직 단체장에 대한 평가가 맞물리며 선거 양상은 과거보다 한층 복합적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중앙 정치권의 세력 판도 변화와 중도층 표심의 이동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구·군별 공천 전략과 후보군 윤곽이 선거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각 정당이 지방선거기획단을 가동하며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특히 국민의힘의 공천 방식과 현역 단체장의 거취, 유력 인사들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구
중구는 국민의힘 공천 경쟁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 속에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아직 뚜렷한 출마 주자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차후 민주당의 대응 전략에 따라 선거 구도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먼저 류규하(69) 중구청장이 3선 도전에 나선다. 1995년 무소속으로 구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이후 집행부의 경험, 현역 프리미엄이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경쟁 상대로 나선 오상석(54) 전 중구의회 의장은 3선 구의원 경력을 갖췄다. 대구시 구·군 의장협의회 회장을 거쳤고, 한국소방안전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민간 분야에서 경영 경험도 쌓았다.
이만규(70) 대구시의회 의장은 현역 의장 자리를 지키며, 지역 내 인지도와 정치적 무게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임인환(69) 대구시의원 역시 중구의회와 시의회를 오가며 예결특위 위원장 등 핵심 보직을 맡으면서 행정과 재정 분야 경험이 풍부하다는 강점이 있다.
임형길(64) 제3산단 관리공단 전무이사 역시 중구청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앞선 2022년 지선에서도 중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청 이전, 서문시장 4지구 재건축 등 현안을 공략할 예정이다.
◆동구
초선인 윤석준 동구청장은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이 약해진 틈을 노리고 전 동구청장까지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경북 김천 출생인 배기철(68) 대구행복진흥원 이사장은 2018년 지선에서 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전직이라도 동구청의 수장을 지내본 경험은 무시할 수없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대구 동구 출신인 차수환(65) 국민의힘 대구시당 부위원장 역시 동구청장에 끊임없이 도전해왔다. 동구의회 도시건설위원장, 운영행정위원장, 7·8대 후반기 의장을 역임하며 의정에 밝다는 장점이 있다.
정해용(54)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한나라당 후보로 동구 지역구 제 5·6대 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의 구석구석 현안에 밝으며 경제부시장을 역임하면서 경제통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권기일(61) 국민의힘 대구시당 부위원장과 우성진(66) 국민의힘 대구시당 부위원장, 서호영(56) 전 대구시의원 역시 이번 지선에서 동구지역에서 활동 경력을 알리며 동구청장 출마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서구
서구는 현직 구청장이 3선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게 되면서 '무주공산' 지역으로 분류된다. 서대구 역세권 개발과 낙후된 주거지역 인프라 개선으로 '인구 유입' 자치구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역구를 둔 시의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현(60)대구시의원과 이재화(69) 대구시의원이 먼저 서구청장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의원은 서대구역 '접근성·악취 문제' 해결 촉구에 나서는 등 서구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이재화 시의원(69) 은 3선으로 현재 시의회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특히 교육분야에 관심이 높다. 최근 서구지역 32개교와 '교육현안 해법' 현장소통에도 나선 바있다.
권오상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58) 역시 출마가 거론된다. 지난해까지 서구 부구청장을 지내며 지역 민원과 행정 전반을 다루면서 현역 프리미엄에 근접한 후보라는 평가다.
◆남구
남구는 국민의힘 공천을 둘러싸고 3선에 도전하는 현 구청장과 두 명의 도전자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여기에 여권의 출마 움직임까지 더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진영에선 조재구(63) 남구청장이 재선에 이어 3선 도전에 나선다. 현재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으며, 현역 프리미엄을 무시할 순 없다는 평가다.
이에 맞서 다른 국민의힘 주자들도 공천 경쟁을 앞두고 있다. 경북 청송 출신인 권오섭(62) 국민의힘 대구시당 대변인과 윤영애 대구시의원도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권 대변인은 2002년 한나라당 입당 이후 주요 선거 때마다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부위원장 등을 맡은 선거의 베테랑이다. 4년째 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며 대구시체육회 부회장과 경력 역시 인지도를 뒷받침하는 이력으로 평가된다.
윤 시의원은 남구청에서만 33년간 근무한 행정 전문가로 통한다. 오랜 행정 실무 경험이 강점으로 꼽히며 남구의 구석구석을 잘 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정연우(43) 민주당 중앙정책위원회 부의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고 있다. 민주당 대구시당 문화 예술특별위원장으로도 활동하며 지역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북구
굳건하게 3선까지 해낸 배광식 북구청장이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 대구시장 출마설이 떠돌고 있는 가운데, 관료 출신 인사를 비롯한 국민의힘 후보들의 공천 싸움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만(48) 대구시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건설교통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가장 민원이 몰리는 예산과 건설교통 관련 업무를 처리해온 경험이 있다.
김진상(62) 전 대구시 자치행정국장과 이근수(60) 전 북구 부구청장, 이상길(61)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 모두 행정에 있어서는 우위를 점할 수없는 전문가들임에는 틀림없다는 평가다.
김진상 전 국장은 행정과 정치 두가지 경험을 이번 선거에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이근수 전 북구 부구청장은 비교적 최근까지 북구의 현안을 가장 앞에서 지켜본 만큼, 주민들이 체감할만한 실제적 공략들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상길 전 부시장은 행정부시장과 엑스코 대표이사를 지낸 경험으로 그가 구축한 경제·산업 분야 네트워크는 타 후보와는 차별되는 강점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우영(60) 대구시당 북구을지역위원장과 박정희(55)대구시당 북구갑지역위원장까지 도전 의사를 굳힌다면 여야의 혼전이 예상된다.
◆달서구
현직 이태훈 구청장의 대구시장 도전이 예고된 달서구는 현 부구청장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 국회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달서구는 전국에서도 가장 인구수가 많은 지역으로 손 꼽히는만큼 초미의 관심이 집중된다.
김형일 달서구 부구청장(57)은 대구시 의료산업과장, 도시관리본부장, 재난안전실장 등을 역임하는 등 행정뿐만 아니라 지역 현안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김용판 전 국회의원(67)은 최근 출판기념회를 열고 달서구청장 출마를 위한 포석을 재차 다졌으며, 지역 출신으로 현안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58)도 만만찮은 경쟁 상대다. 경제부시장을 맡으면서 지역 경제 이슈에 특히 밝아 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 지역구 시의원들도 당을 가리지 않고 참전할 것으로 보인다. 달서구를 지역구로 6·7대 2차례 시의원을 역임한 바 있는 박상태(66) 전 시의원은 민원 해결사로 나서겠다며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2018~2020년 대구시의회 의장을 지낸 배지숙(57) 전 의원은 자신이 '달서구의 딸'임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윤순영 전 중구청장 이후 여성 구청장이 탄생할 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성태 전 대구시의원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구
수성구는 3선 도전에 나선 현직 구청장이 버티는 가운데, 보수 진영에서 3명의 도전자가 윤곽을 드러냈다.
경북 울진 출신인 김대권(63) 구청장은 2018년 수성구청장 당선된 후, 재선에도 성공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대구시에서 문화관련 업무를 봐오며 문화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이번 선거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도전장을 내민 인물로는 오창균(62) 전 대구경북연구원장과 전경원·정일균 시의원이 거론된다. 오 원장은 대통령선거 당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지방살리기특별위원회 총괄위원장을 맡는 등 정책과 정치권을 아우르는 경력이 특징이다.
전 의원 역시 지역구인 수성1·4가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 건에 기여하는 등 지역 교육 문제에 특히 힘써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정 의원도 오랜 기간 지역 관변단체에서 활동하며 쌓아온 민원 해결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여권에서는 우선 박정권 전 수성구의원(53)이 수성구청장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조직본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관계망을 넓혔다.
◆달성군
대구 달성군은 최재훈 군수의 재선 행보를 뒤흔들만한 경쟁자가 그리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 군수는 "계획한 사업과 주민과의 약속을 완수하려면 최소 2~3년이 더 필요하다. 책임감을 가지고 마무리 짓고 싶다"며 일찌감치 재선 도전을 선언,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 들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잇따라 통과한 대구 제2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화원·옥포)과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사업(하빈) 등은 최 군수의 지방선거 행보를 가볍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최 군수와 경합을 벌일 경쟁 후보가 현재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야권 후보로 분류되는 강성환 전 대구시의원과 전재경 전 대구시 자치행정국장이 출마자 명단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국민의힘 복당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지역 정가의 해석이다.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보경 달성군의회 부의장과 이대곤 전 달성군의원이 각각 출마를 선언하고, 현역 군수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 부의장과 이 전 군의원은 '정권 심판론'과 '지역균형발전' 이슈를 중심으로 지역 민심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군위군
대구시 편입 이후 첫 군수 선거를 치르는 군위군은 전·현직 군수의 양강 구도에 현직 대구시의원과 정치 신인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특히 인구 유입이 적고 고령층 비율이 높은 지역 특성상 정당보다는 후보 개인에 대한 선호도가 표심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직인 김진열 군수는 일찌감치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고 공약 마무리와 민생 회복 정책에 집중하는 등 표심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김 군수는 대구시 편입과 이전 군부대 유치 등 임기 내 성과를 알리는 한편, 국민권익위원회의 종합청렴도 평가 1등급 달성, 공약 이행 SA 등급 등 행정 신뢰도를 높였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지역 기반이 여전히 살아있는 김영만 전 군수도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민선 6, 7기 군위군수를 지낸 김 전 군수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현 군수에게 불과 109표 차이로 자리를 내줬다.
양강 구도를 깨려는 재선의 박창석 대구시의원과 정치 신인인 신태환 전 한전산업개발㈜ 부사장의 도전도 관심거리다.
박 시의원은 군위군이 대구시에 편입되면서 경북도의회에서 대구시의회로 소속을 옮겼다. 기초의원과 재선 광역의원을 거치며 지역 기반을 탄탄하게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전 대표는 박창달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를 경험했으며 한국시설안전공단 부이사장, 한국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 한국방위산업협회 대외협력단장 등을 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