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고성능 GPU 무료 대여 확대…지역 기업 '연산 숨통'

입력 2025-12-30 15: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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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데이 서울에서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데이 서울에서 'AI 모델이 더 똑똑해지는 방법(How AI Models Get Smarter)'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 대학이 주도하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대여 사업이 지역 기업들의 AX(인공지능 전환) 기술 개발을 뒷받침하고 있다. 고가 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중소기업들이 연구·개발 단계에서 실질적인 숨통을 트게 됐다는 평가다.

30일 대구시와 경북대 등에 따르면 경북대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이하 산업기술원)은 지난 7월 1일부터 현재까지 15개 지역 기업들을 상대로 무료로 고성능 GPU 대여 사업을 하고 있다.

보유 자원은 초기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엔비디아의 H100 18장, A100 12장 등 30장으로 시작한 사업은 A100 18장, H100 20장, H200 20장 등 58장으로 확장됐다. 모두 국내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구매하기 어려운 고가의 장비들이다. 산업기술원은 대구시와 국가의 지원으로 지난 4년 동안 꾸준히 고성능 GPU를 모아왔다.

고가 GPU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자 기업들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김현덕 산업기술원장은 "현재는 기업당 대기 시간을 어떻게 줄일지 고민할 정도로 수요는 많은 편"이라며 "최장 대여 기간을 기존 4~5개월에서 한 달 이내로 줄일 경우 더 많은 기업이 사용할 수 있고 연간 100회 이상 대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산업기술원의 대여 사업은 물리 서버를 직접 임대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정부나 타 기관이 사용하는 클라우드 방식은 데이터 전송 시간도 오래 걸리고 내부 보안 규정에도 어긋날 수 있다.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업들은 물리 서버 임대 방식으로 선호한다는 게 산업기술원의 설명이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H200 2천296장, B200 2천40장을 대상으로 산·학·연 과제 공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1조4천600억원을 통해 1만3천장의 GPU를 확보하고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NHN클라우드 등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의 데이터센터에 순차적으로 구축 중이다. 정부는 그 중 1만장의 GPU를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활용할 예정이다.

산업기술원의 GPU 대여 사업은 지난달 정부가 '지역거점 AX혁신 기술개발 사업'의 적정성을 검토할 때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지역 기업들의 AX 기술개발을 뒷받침할 기반이 이미 갖춰졌다는 점에서 신뢰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지역거점 AX혁신 기술개발 사업이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수성알파시티에 5년간 총 5천510억원을 투입해 국가 차원의 AX 혁신기술 거점을 구축하는 사업을 말한다. 로봇·바이오 등 전략 분야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AX 표준모델 R&D'에는 1천380억원, 산업 현장의 난제 해결을 위한 'AX 응용 솔루션·제품 R&D'에는 3천580억원, 국내외 연구자와 기업 집적을 위한 'AX 혁신 R&D 센터' 구축에는 550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김 원장은 "내년에는 H200 60장을 더 들여서 기업 지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향후에는 학교나 정부출연기관의 연구목적에도 대여 비율을 할당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