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말이 기십니다. 왜 자꾸 옆으로 새요?"
"저보다도 아는 게 없네요. 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의 업무보고 현장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이 사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임명된 인사로, 과거 인천 서구청장과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윤석열 캠프'에서 정무특보로 활동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외화 불법 반출과 관련해 공항의 검색 시스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1만 달러 이상은 해외로 가지고 나가지 못하게 돼 있는데,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서 (해외로) 나가면 안 걸린다는데 실제 그러냐"고 질문했다.
이 사장이 "저희는 주로 유해 물질을 검색한다. 업무 소관은 다르지만 저희가 그런 것을 이번에도 적발해 세관에 넘겼다"며 소관 외 업무라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옆으로 새지 말고 물어본 것을 얘기해보라. 외화 불법 반출을 제대로 검색하느냐"며 질문을 반복했다.
이 사장이 "세관하고 같이한다. 저희가 주로 하는 일은"이라며 다른 설명을 시도하자, 말을 끊고 "자꾸 딴 얘기를 하시네"라고 했다. 이어지는 이 사장의 설명에도 이 대통령은 "참 말이 기십니다", "가능하냐, 안 하냐 묻는데 자꾸 옆으로 새요"라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질문의 요점을 정리해 "1만 달러가 넘는 현금에 대한 체크가 되는지만 얘기하면 된다"고 설명하자, 이 사장은 결국 "그건 실무적인 것이라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대응 방안을 세관과 협의해보라고 했지만, 이 사장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세요?"라고 말했고, 이 사장은 "지금 의논하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은 이 사장의 임기와 업무 숙지 여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사장이 "2023년 6월에 갔고, (임기는) 3년"이라고 하자, 이대통령은 "내년까지냐.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 파악을 그렇게 정확하게 못 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추진 중인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개발 사업의 진행 상황을 물었다. 이 사장은 "수도 공항은 실무적 진척이 없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카이로 공항을 물어본 게 아니고 후르가다 공항"이라고 바로잡았다. 그러면서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 (자료에) 쓰여 있는 것 말고는 아는 게 하나도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하다 끝내 "에휴 됐습니다"라며 질문을 마무리했다.
이 사장은 이날 업무보고가 끝난 뒤 이 대통령이 참석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하라"고 하자 발언권을 신청했다. 이 사장은 책에 끼워 현금을 밀반출하는 사례에 대해 "현재의 기술로는 발견이 좀 어렵다"고 뒤늦게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