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교착 지속, 상원에서 6표 모자라 또 부결
급여 못받는 연방정부 직원들, 푸드뱅크 줄 서기도
미국 연방정부의 기능 일부가 중단되는 '셧다운' 사태가 22일(현지시간) 기준 22일째로 접어들었다. 역대 두 번째 최장 셧다운 기록이다. '오바마 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에 대한 공화·민주당의 이견으로 미 의회가 임시예산안 처리에 번번이 실패하면서 이달 1일 시작돼, 3주를 넘겨 지속되고 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이날 상원 본회의에서 공화당이 발의한 임시예산안은 찬성 54표, 반대 46표로 부결됐다고 보도했다. 셧다운 국면에서 임시예산안 부결은 이번이 12번째다. 민주당이 반대 입장을 유지하면서 공화당은 법안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또 확보하지 못했다.
민주당 제프 머클리(오리건주) 상원의원은 전날 오후 6시 21분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22시간 이상 상원 본회의장 연단에 서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비판하는 연설에 나섰다. 제프리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미국인들의 건강보험을 축소하려는 전략을 계속하기 위해 정부를 셧다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엑스(X)에서 뉴욕주에 정치 기반이 있는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를 겨냥, "자기들 지역구에서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도전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급진 좌파 세력에 굴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셧다운 사태가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우게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의 최장 기록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세워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이 불충분하다고 판단,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셧다운 사태가 2018년 12월 22일부터 이듬해 1월 25일까지 35일 동안 이어졌다.
셧다운으로 인해 급여가 끊긴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워싱턴DC 등지의 푸드뱅크에 무료 식량을 지급받기 위해 줄을 선 모습도 목격되기도 했다. CNN 방송은 21일 워싱턴DC의 푸드뱅크에서 연방정부 계약직 직원인 서머 커크식은 두 시간 동안 줄을 서 기다린 끝에 통조림과 건조식품이 담긴 상자를 받아가는 모습을 방영했다.
한편, 이달 들어 무급 휴직 중이거나 급여없이 일하고 있는 연방정부 직원은 1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