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이정재'에 5억 뜯겼다…경찰 수사에도 "날 믿어줘"

입력 2025-10-21 22:38:16 수정 2025-10-21 22: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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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보도화면 캡처
JTBC 보도화면 캡처

배우 이정재 씨를 사칭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 50대 여성에게 5억원 가까운 돈을 가로챈 사건이 드러났다. 이들은 AI로 만든 가짜 사진과 위조된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피해자를 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JTBC에 따르면 피해자인 50대 여성 A씨는 지난 4월 틱톡에서 '이정재'를 사칭한 인물에게 접근을 받았다. 상대는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연락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대화를 이어갔고, 곧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옮겨 '오징어게임3'를 촬영하고 있다는 얘기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

사칭범은 실제 배우처럼 보이게 AI로 조작한 '공항 셀카'를 보내고, 생년월일이 맞지 않는 가짜 신분증까지 제시하며 A씨를 속였다. 이후 '경영진'이라 불리는 공범이 등장해 "이정재 씨를 직접 만나게 해주겠다"며 A씨에게 600만 원을 요구했다. A씨는 "TV를 켜보고 할 그런 시간조차도 없는 사람인데 지속적으로 본인이 맞으니까 믿어 달라고 (속였다)"며 "난 '돈을 들여서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니까 '만나면 본인이 해결해 주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후 요구 금액은 점점 커졌다. 팬미팅용 VIP카드 발급 명목으로 1천000만 원을 요구하는가 하면, "이정재 씨가 미국 공항에 억류됐다"며 수천만 원을 여러 차례 송금하게 했다. 사칭범은 A씨에게 '여보', '꿀' 등의 호칭을 쓰며 연인 관계인 것처럼 꾸몄다. 결국 A씨는 지난 6개월동안 총 5억 원을 잃었다. 사건이 경찰에 접수된 뒤에도 사칭범은 "자신을 믿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남경찰청은 이번 사건이 캄보디아 기반 범죄 조직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로맨스 스캠 일당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