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트럼프·시진핑·김정은 경주 회동 성사 여부 관심
실천가 이재명 대통령의 '피스메이커' 기대 속 '페이스메이커' 이철우 경북지사의 골프 외교 등 에이펙 구상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골프 사랑은 '찐'이다.
골프 클럽대회에서 10여 차례(19번) 우승한 것도 모자라 미국(11개), 스코틀랜드(2개), 아일랜드(1개), 아랍에미리트(1개)에 걸쳐 15곳의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장남과 이혼한 며느리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재혼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백악관 웨딩마치를 승낙하는 쿨(?)한 모습까지 보였다.
외교 무대에서도 골프 장광설(長廣舌)을 늘어놓기 일쑤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여성 프로 골퍼의 실력 비결이 뭔가"라는 질문을 불쑥 던졌다. 이 대통령은 골프애(愛) 트럼프 성향을 익히 알고 있는 터라 "북한에 트럼프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도 칠 수 있게 해 달라"며 골프 외교를 적절히 활용했다.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트럼프의 골프 사랑에 성격을 죽여야 했다. 지난 7월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으로 트럼프의 호출을 받고 도버해협을 건넜지만, 트럼프는 남은 홀을 다 돌고 난 후 샤워까지 하고 약속 시간 한참 뒤에나 나타났다.
북한의 골프 붐에도 일조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와의 회동에 대비해 골프를 배우고, 간부들에게도 권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간부들에게 "골프를 배우라"고 지시했다. 이에 군부를 중심으로 골프채를 사고, 골프장 예약에 애를 먹고 있다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도 21일 골프의 역사와 경기 규칙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조선중앙TV는 "먼 옛날 양몰이꾼들이 끝이 굽은 막대기로 돌을 치면서 놀이를 한 것이 골프의 유래라는 설이 있다"고 골프를 소개했다. 또 시민 골퍼를 등장시켜 "치기 동작과 채(클럽)는 비슷해도 굴러가는 공들의 자릿길은 천만 갈래가 아닙니까"라는 골프 칭찬 인터뷰 등을 잇달아 실었다.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시간이 빨라지면서 혹시 모를 정상들의 골프 회동이 성사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해부터 이재명·트럼프·푸틴·시진핑·김정은 등 각국 정상들이 모여 경주 골프장에서 '평화의 티샷을 날렸으면 하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힌 때문이다.
경주 APEC에는 트럼프, 시진핑 등 21개 회원국 정상과 글로벌 CEO, 내외신 기자 등 2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도지사는 "이번 경제 APEC은 단순한 경제 회의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의 기반을 닦는 결정적인 무대가 될 수 있다"며 "트럼프 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초청해 '비상한 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남·북·미 3국이 비무장지대(DMZ)를 공동 개발해 리조트와 호텔을 건설하고, 이곳을 국제적인 교류 공간이자 평화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덧붙였다.

현재로선 김 위원장이 경주를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로 봐서는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게다가 이 도지사의 비상한 구상과 실천가인 이 대통령의 적극 행보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낳을지 모른다. 분명한 건 이번 경주 APEC이 세계 평화의 홀(hole)로 향하는 '티샷'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굿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