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규제 그물에 갇힌 한국 '자율주행' 미래

입력 2026-01-0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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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서 제일 심각하게 생각한 것이 자율주행(自律走行) 분야다. 이렇게까지 처져 있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미국, 중국에 많이 뒤처져 있기 때문에 획기적(劃期的)인 지원을 하거나, 뭔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올해 'CES 2026'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소개하며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피지컬 인공지능(AI) 맞춤형인 차세대 슈퍼칩과 함께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를 공개한 것이다. 이 플랫폼은 자율주행 차량이 카메라를 통한 사실 감지(感知)를 넘어 앞으로의 일을 추론(推論)해 동작하도록 고안됐다. 골목길을 주행하다 공이 굴러가는 게 감지되면 이후 어린이가 공을 주우러 올 것까지 예상하는 식이다. 알파마요가 최초로 탑재(搭載)된 벤츠 모델이 1분기 내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우리는 아직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 단계의 시범 운행조차 쉽지 않은 반면, 미국과 중국에서는 레벨 4단계(완전 자율주행) 택시가 이미 상용화했다. 미국과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앱으로 로보택시를 불러 이용하는 게 일상이다.

이 같은 격차는 겹겹의 규제(規制)에 발목 잡힌 한국 기업 생태계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사고 시 책임 문제로 인한 무인 운행 불가, 개인정보보호법에 묶여 데이터 확보 어려움, 과도한 택시 보호 정책, 보험 정책 미비, 인프라 부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山) 넘어 산일 지경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몇몇 제한된 시범 사업(示範事業)이 고작일 뿐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은 테스트조차 쉽지 않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글로벌 기술을 선도하긴커녕, 이들이 주문한 제품이나 만드는 '하청 국가(下請國家)'로 전락할 판국이다.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낡은 법과 제도의 틀을 바꾸는 과감한 개혁이 시급하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규제 만능(萬能)에 발목 잡혀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