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0㎜ 물폭탄 퍼붓는다... 3~4일 폭염 물러난 자리에 또 폭우

입력 2025-08-02 21:04:04 수정 2025-08-02 22:39:00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31일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수락폭포에서 피서객들이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31일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수락폭포에서 피서객들이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한반도에 이번 주말부터는 '극한 폭우'가 덮칠 전망이다. 폭염은 잠시 수그러들겠지만, 지난달 장마철 못지않은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일본 해상에는 제9호 태풍 '크로사'와 함께 제20호 열대저압부가 북동진 중이다. 이 두 기류가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그동안 한반도를 달궜던 고온다습한 공기 덩어리도 세력이 약해져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폭염이 누그러지는 한반도 상공에서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 티베트고기압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정면으로 맞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이 충돌 구간이 3일부터 4일까지 주로 서쪽 지역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강력한 비구름을 형성할 전망이다.

이에 더해 제8호 태풍 '꼬마이'가 중국에서 소멸하면서 남긴 다량의 수증기와 함께, 꼬마이에서 약화된 온대저기압이 서해로 진입해 수증기 끌어올 예정이다. 게다가 연일 이어진 폭염으로 서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3도 높은 30도 안팎에 달해 대기로 공급되는 수증기량이 상당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실제 3일 낮 전남과 제주에서 비가 시작돼 오후에는 충남과 전북으로 확대되며 밤사이 전국으로 강수대가 넓어진다. 3일부터 4일까지 이틀 동안 예상 누적 강수량은 서울, 인천, 경기 50~100㎜(많은 곳 150㎜ 이상), 서해5도 30~80㎜로 예보됐다. 강원 내륙과 산지는 30~80㎜(많은 곳 100㎜ 이상), 대전·세종·충남은 50~100㎜(최대 150㎜ 이상), 충북은 30~80㎜(많은 곳 150㎜ 이상)로 예상된다.

광주와 전남은 50~150㎜ (전남해안 최대 200㎜ 이상), 전북은 50~100㎜(많은 곳 100㎜ 이상), 부산·울산·경남은 50~150㎜(부산·경남 남해안·지리산 부근 최대 180㎜ 이상), 대구·경북 지역도 30~80㎜(경북 북부 내륙 최대 100㎜ 이상)가 예보됐다. 제주도(북부 제외)는 30~100㎜, 산간지역은 최대 120㎜ 이상, 제주 북부는 10~40㎜의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비는 4일 오후까지 이어진 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겠지만, 6~7일 또 한 차례 강한 비가 예고돼 있어 전국적으로 비 피해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상청은 "6~7일에도 또 한 차례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서쪽에서 들어오는 따뜻하고 습한 바람과 북쪽의 찬 공기가 다시 충돌해 '띠 모양'의 강한 비구름대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번 폭우는 밤사이 강한 비바람과 벼락이 동반돼 피해 우려가 크다"며 "특히 휴가철 하천이나 계곡 등지 야영객과 물놀이객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짧은 시간에 강하게 내리는 집중호우는 저지대 침수, 급류 사고,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취약 지역 주민은 사전 대비에 나서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