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관세 전면전, 韓 제조업 '불똥'…현지 공장 둔 기업 비상

입력 2025-07-17 15:38:15 수정 2025-07-17 19:44:15

트럼프 "상호관세 5∼10% 인상"…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 위배"
삼성·LG·현대차 등 한국 기업 400곳…K배터리·가전·반도체 전방위 여파

4월 2일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4월 2일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과 캐나다·멕시코 간 관세 공방이 격화되면서 북미 자유무역체제(USMCA)가 흔들리자 한국 기업들을 포함한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공급망 재편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USMCA를 활용해 북미에 생산거점을 둔 약 400여 개 한국 기업은 직접적인 관세 부담과 함께 수출입 전략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적용되는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캐나다 35%, 멕시코 30%로 인상하는 서한을 공개했다. 해당 조치는 8월 1일부터 시행된다.

미국은 불법 이민과 펜타닐 등 마약 문제를 빌미로 가까운 이웃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관세 공세를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불법 이민과 펜타닐 유입 문제를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고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발동, 캐나다 및 멕시코로부터의 모든 수입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바 있다. 국경 안보와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 삼아 동맹국들까지 겨냥한 고율 관세 압박에 나선 것이다.

코트라(KOTRA) 워싱턴 D.C. 무역관은 15일 발표한 브리핑에서 "현지 언론은 북미 최대 교역국인 캐나다·멕시코 관세 인상으로 인한 관계 악화, 소비자 물가 상승 우려 및 보복 관세로 인한 미 경제 전반의 부정적 영향을 부각했다"고 설명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미-멕시코 연간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8천400억 달러 이상(대미 수출 5천59억 달러), 미-캐나다 간 상품 교역 규모는 7천89억 달러(대미 수출 3천490억 달러) 수준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의 무관세 교역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조치라며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USMCA란 1994년 발효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대체한 새로운 무역 협정으로 2020년 1월 발효됐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반영되어 미국 기업의 경쟁력과 법적 보호를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감운안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전 주캐나다 공사)은 올해 3월 '미국-캐나다 관세 전쟁: 캐나다에 미친 영향 및 우리에 대한 함의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USMCA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멕시코와 캐나다에 제조 시설을 설립한 약 400개 한국 기업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