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영업자] 최저임금 오르는데, 자영업자 순이익은 뒷걸음

입력 2025-07-27 16:20:03 수정 2025-07-27 19:48:33

경제 복합위기 대책 절실
10년간 최저임금 누적 인상률 89.3%, 물가상승률의 4.2배
자영업자 72% "작년 매출 감소"…"업종별 차등 적용 고려를"

올해 상반기 국내 자영업자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응답자들의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일대 한 상점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국내 자영업자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응답자들의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일대 한 상점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최저임금은 꾸준히 상승한 반면 자영업자 순이익은 뒷걸음을 치고 있다. 인건비 상승의 부담을 완화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발간한 '2024년 최저임금 미만율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대비 2024년 최저임금은 428.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와 명목임금이 각각 73.7%, 166.6% 인상된 것을 고려하면 물가의 5.8배, 명목임금의 2.6배 더 높은 수치다.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최저임금의 누적 인상률은 89.3%로,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21.2%)의 4.2배, 명목임금(38.3%)의 2.3배 더 높았다. 분석 기간을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받은 2020년 이후(2019년 대비)로 한정하더라도, 최저임금 누적 인상률은 18.1%로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14.8%)과 명목임금 인상률(16.4%)에 비해 더 높았다.

이에 반해 자영업자의 매출, 순이익은 줄어 실적은 악화된 상황이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기준 자영업자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13.3%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조사 응답자들이 밝힌 순이익 증감폭을 산술적으로 평균을 낸 결과다.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72%에 달했고 증가했다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올해도 순이익과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62.2%, 61.2%로 나타났다. 예상 감소 폭은 순이익이 7.2%, 매출이 6.5%로 집계됐다. 가장 큰 부담으로 원자재·재료비(22.2%)와 더불어 인건비(21.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최근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인상된 1만320원으로 결정되면서 민생에 미치는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업종별 구분 적용 등 소상공인의 의견을 반영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한계점도 분명하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는 "경제 복합위기 속에서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을 선택하고 있다"며 "인건비 부담 증가로 고용과 사업의 지속 여부를 고민할 것이고, 일자리를 잃은 저임금 근로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자영업자·소상공인 역시 이번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정영환 소상공인연합회 대구지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저임금을 일괄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업종·규모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