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삼성 평택 유치 주역… 100조 투자 이끈 '진심의 설득'

입력 2025-05-26 09:20:53 수정 2025-05-26 10:19:30

"젊은이들 일자리 위해"…정책 아닌 진심으로 기업 마음 얻었다
"투자는 돈이 아니라 마음" 김문수의 집념이 일군 100조 원 평택의 기적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연합뉴스

"백 마디 욕을 먹더라도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입니다."

굳게 닫혀 있던 대기업 투자의 문을 열기까지, 그에게는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전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평택에 삼성전자를 유치하기까지의 과정은 단순한 행정적 성과를 넘어, 한 정치인의 진심과 집념이 만들어낸 산업사(史)의 분기점으로 기록된다.

26일 김 후보는 자신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최대의 성과로 꼽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직접 찾는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한 이번 방문은, 수도권 표심 공략을 위한 일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 명의 정치인이 과거 어떤 각오로 미래를 설계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평택 유치는 김 후보의 정치 인생에서도 가장 굵직한 이정표다.

2010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내 395만㎡ 부지에 첨단 산업단지 조성이 공식화되면서,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 산업 지형도에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당시 수도권은 대기업의 신규 공장 설립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였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규제로 인해 삼성과 같은 초대형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과제로 여겨졌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연합뉴스

그러나 김 후보는 평택이 미군기지 이전 등으로 국가안보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를 명분으로 내세워 국회와 정부를 설득해 '평택지원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별법은 평택 지역에 한해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을 허용하는 길을 열어주었다.

이처럼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도 성공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김 후보는 직접 삼성전자 수원 및 서울 본사를 수차례 찾아가며 경영진을 설득하는 데 앞장섰다.

그 과정은 단발성 면담이 아니었다.

야간에도 실무진과 만나 장시간에 걸친 대화를 이어갔고, 그 자리에서는 언제나 "경기도의 미래는 첨단산업에 달렸다"는 확신이 중심에 있었다.

"백 마디 욕을 먹더라도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입니다."

김 후보가 당시에 남긴 이 말은, 그가 얼마나 강한 신념으로 삼성 유치에 매달렸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표현대로 '투자는 돈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철학은, 결국 국내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0조 원 투자를 이끌어냈다.

2010년 12월, 경기도와 삼성전자는 평택 고덕산업단지 입주 협약을 공식 체결했다.

2012년에는 용지 매매계약까지 마무리되며 대규모 공장 건설이 본격화됐다. 이로 인해 직간접 고용효과는 5만 명을 웃돌았고, 평택은 단숨에 첨단산업의 중심 도시로 급부상했다.

산업적 파급효과는 숫자로도 명확하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1기 라인만으로도 직간접 경제유발 효과가 163조 원에 이르며, 지역 세수의 약 10%를 삼성전자가 담당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역 내 소비 역시 월 500억 원 규모에 달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2만 2천 명이 넘는 인원이 삼성전자 출입을 통해 도시 곳곳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인구 성장도 두드러진다.

평택시는 2011년부터 2023년까지 150개월 연속 인구 증가를 기록했으며, 특히 20~40대 경제활동 인구의 유입이 두드러져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출산율 상위권 도시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부동산 시장과 도시 인프라의 동반 성장을 이끌었다.

실거주 수요 중심의 아파트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분양 시장에서도 완판 행진이 이어졌고, 교통·교육·생활 편의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병행되었다. GTX 유치 논의와 광역교통망 확충 등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는 기흥·화성·평택을 연결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이를 통해 소재, 설비 등 후방 산업도 함께 성장하며 경기도 제조업 기반을 한층 더 강화시켰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평택 반도체단지 1기 투자만으로도 생산 유발 41조 원, 고용 유발 15만 명에 이르는 경제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김 후보가 주도했던 이 산업 유치 프로젝트는 단지 한 지역의 경제를 회생시킨 성과로 그치지 않는다.

그가 재임 중에 그려낸 비전은 오늘날 대한민국 첨단산업 지형을 이끄는 주축이 되었고, 이는 경기 남부 전역의 산업구조 재편과도 맞물리며 전국적인 확산 효과를 낳았다.

김문수 후보는 이번 방문을 통해 당시의 경험과 철학을 되새기며, 다시금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늘 "사람을 설득하려면 마음부터 움직여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100조 원 투자를 현실로 만든 설득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