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경쟁 기대했는데…대구가 혁신 대상?'

입력 2026-03-16 18:38:55 수정 2026-03-16 21: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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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낙하산 공천' 기류에 대구 정가 '분노'
광역단체장, 총선과 달라…"진짜 일할 사람 찾는다"
"국힘 공관위, 시민 공감할 공정한 공천해야"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충북도지사 후보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김영익 공관위원을 단상으로 부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컷오프(공천배제)하는 동시에 추가 공천 접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충북도지사 후보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김영익 공관위원을 단상으로 부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컷오프(공천배제)하는 동시에 추가 공천 접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현역 중진 의원 컷오프 등 인위적 개입 의도를 드러내면서 지역 정치권이 실망을 넘어 분노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장 공천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고 여기는 당의 오만 앞에 '보수의 심장'이라는 자부심에 상처가 생긴 것은 물론 '당과 무관하게 제대로 된 일꾼을 뽑겠다'는 반발 심리까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특정 후보의 유불리 논란을 빚을 수 있는 공천 개입을 배제하고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지혜를 도출해야만 분노한 민심을 잠재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지역 정치권은 이정현 공천관위원장은 물론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을 향한 성토 목소리로 얼룩지고 있다.

사퇴·번복 논란을 일으키며 당 공천 과정에 잡음을 자초한 이정현 위원장이 보수의 심장 대구를 혁신 대상으로 꼬집은 데다 이 같은 난맥상에도 장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대구시장 후보 공천 기조로 중진 의원 컷오프를 앞장 세운 대목에선 혁신으로 치장해 사실상 특정 후보를 낙점하려는 시도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실상 시장 후보로 낙하산 인사를 공천하겠다는 게 아니냐고 지역 정치권은 받아들이고 있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구 정가는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시민들이 그간 보수 정당 출신에 힘을 실어준 것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후보가 배출됐기 때문이었고 그 인물이 광역단체장으로서 지역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 당적이라고 누구나 대구시장으로 만들어주겠다는 게 아니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 시정이 조기 종료된 뒤 장기간 공백을 겪고 있는 데다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무산, TK 신공항 사업 지연 등 현안이 표류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차기 대구시장 선거에 관심이 큰 상황에서 국민의힘 시장 공천이 파행으로 치닫자 국민의힘을 향한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중진 의원들과 원외 인사 등 다수 출마자가 몰려 어느 때보다 열띤 경쟁을 기대했던 지역 정치권은 공관위, 당 지도부 등 국민의힘의 비상식적 움직임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출마 선언을 한 중진 의원들은 누가 봐도 대구시정을 이끌 경륜을 갖췄고 후보 범위 안에 있다고 보이는데, 중진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점을 준다면 제대로된 선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상적인 공천을 거친다면 보수 유권자들이 그 후보를 찍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수 보수표가 이탈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