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바티칸서 우크라-러시아 평회회담 개최 제안

입력 2025-05-17 20:32:34

18일 취임미사 계기로 미 부통령과도 회동 전망

레오 14세 교황. 연합 AFP
레오 14세 교황. 연합 AFP

레오 14세 교황이 바티칸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회담 장소로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추기경)이 레오 14세 교황의 이같은 의중을 취재진에게 전했다고 이탈리아 일간 라스탐파, 독일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교황이 "필요한 경우 바티칸 교황청을 양국의 회담 장소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이런 제안이 바티칸을 "회담 장소로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이는 이스탄불에서 열린 회담에 분쟁의 주역들이 모두 참석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튀르키예 평화회담 불참에 대해 교황청은 '비극적'이라고 규정하고, 레오 14세 교황은 3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전쟁 종식을 위해 교황청이 양측을 초청, 평화회담을 주최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힌 것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11일 부활 삼종기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진정으로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에 도달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취임 직후 국제 정상 가운데 첫 통화 상대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선택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다. 교황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진실하고 정의로우며 항구적인 평화"를 주장했다.

아울러 파롤린 국무원장은 레오 14세 교황이 오는 18일 교황 즉위 미사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도 공개했다. 밴스 부통령은 개종한 천주교인이다. 이 만남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한 국제 위기 상황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즉위 미사에는 밴스 부통령 외에도 세계 각국의 정부 대표와 종교 지도자가 참석한다. 지금까지 참석을 확정한 정부 인사는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 외에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이다.

DPA통신은 교황이 밴스 부통령과 마주한다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이 의제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