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간 관계, 어느 때보다 돈독
美, 동맹 부담 요구 확대…안보 우려↑
역내 다자안보협력 가능성 증대 요인
한일 관계 암초들 우선 넘어야
한일 정상 회담 이후 양국 관계에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양국 관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제는 양국이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버금가는 동아시아 안보협력체, 다자 간 안보 동맹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전시작전권 환수 ▷한반도 내 미군 전력의 감소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우려 ▷북·중·러 간 경제·안보 밀착 등은 이런 논의를 촉진하는 요인이다.
◆미국 역할 감소…우방국 대응 필요
국내 싱크탱크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구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한일이 주도하는 아시아판 나토는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현대일본학회와 동북아재단이 개최한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초청 강연에서 "미국이 참여하면 좋은 시나리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이사장은 "한일이 협력해 미래지향적 판을 짜나가자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미중 대타협을 위해 대만의 이익을 희생할 수 있듯이 미국 우선주의란 미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의 이익을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뜻이 맞는 국가들 차원에서 단합한다면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 이사장의 언급은 역내 민주 국가들이 미국의 역할 감소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잠재적 적국과 군사적 갈등을 대비해야 하며, 이런 상황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안보협력체 구성도 가늠해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이 1월 발표한 국방 전략(NDS)도 "국가들 차원 단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NDS를 통해 동맹 국가들이 자국 위협 대응에 더 많은 책임을 맡아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이 각국에 더 많은 방위비 투자와 억제 능력 제고를 강조한 것이다.
이에 한미 정상은 지난 11월 회담을 국방비를 국내 총생산(GDP) 대비 3.5%로 올릴 것을 합의했다. 또 핵협의그룹(NCG) 공동성명에서 '재래식 방어는 한국이 주도한다'는 입장을 정리 한 바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의 자체 억제 능력 확대에 대한 압박은 역내 안보협력체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아직 공식적인 외교 당국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한일·한미일 협력과 대북정책 공조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다자안보협력? 극복 과제들 수두룩
이재명 정부는 한미일 간에 안보 협력에서 더 나아간 안보 동맹 등을 논의할 의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외교안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역내 긴장을 강화하는 방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회담에서 한중일 3국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중일 관계에서 중국과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도다.
한일 간에 잠재된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 양국 관계가 안보 동맹 등으로 더 나아갈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역사 문제는 대표적인 양국 관계의 암초로 지목된다.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국내 여론의 거부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다자 간 안보 관계에 대해 무심한 것도 문제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 영유권 주장 등으로 전통적인 군사동맹인 나토를 흔들고 있다"며 "미국의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안보동맹의 등장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