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벌써 모기와의 전쟁…더 일찍, 더 오래간다

입력 2025-05-15 16:16:23 수정 2025-05-15 19:41:22

대구환경보건연구원, 4월 모기 122마리 채집
일본뇌염 주의보…25년 새 두달 가량 일찍 발령

지난해 대구 동구보건소 긴급 방역반원들이 동촌유원지에서 모기 퇴치와 각종 전염병 예방을 위해 긴급방역을 하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해 대구 동구보건소 긴급 방역반원들이 동촌유원지에서 모기 퇴치와 각종 전염병 예방을 위해 긴급방역을 하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DB

때 이른 더위에 지난달 대구에서 채집된 모기가 100마리를 훌쩍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올 여름 기온도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어서 '모기와의 전쟁'이 더 일찍, 더 오래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대구환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에서 채집된 모기는 모두 122마리로 첫 모기는 4월 7일 대구 동구에서 나왔다. 모기가 일반적으로 여름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수치다.

모기 출몰 시기는 전국적으로 빨라지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3월 27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해보다 3일 빠른 시점으로 25년 전인 2000년(5월 31일 발령)과 비교하면 두 달 이상 앞당겨졌다.

모기가 전파하는 말라리아 환자도 일찍부터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발생한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모두 55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말라리아 환자는 34명이었지만 1년 새 큰 폭으로 늘었다.

모기 출몰이 앞당겨진 것은 더워진 날씨 탓이다. 모기는 대표적인 변온동물로 기온이 13℃ 정도로 떨어지면 활동이 급격히 감소하고, 기온이 올라가면 빠르게 성장한다.

대구기상청의 '4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기온은 13.4℃로 평년(12.5도)보다 0.9도 높았다. 특히 지난달 18일은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라가면서 역대 1위 일평균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모기의 활동시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광식 경북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모기 활동과 번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온인데 20도가 넘는 날씨만 돼도 모기가 활동할 수 있다. 기후 변화로 비교적 포근한 날씨에 겨울 모기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며 "지자체 방역대책도 이런 추세에 맞게 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