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대선 후보 'AI공약'…수백조 투자계획 실효성은?

입력 2025-04-28 16:56:34 수정 2025-04-28 19:26:39

이재명 민주당 후보 경선 다음날 AI반도체 챙겨, '모두의 AI' 프로젝트 공약
국민의힘 후보들도 앞다퉈 AI공약 강조…업계 "AI산업 재편 골든타임 잡아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AI 메모리반도체 기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AI 메모리반도체 기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인공지능(AI)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어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8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AI 메모리 반도체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후보는 대선 첫 정책 공약으로 AI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첨단과학기술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민관 공동으로 100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세계 3대 AI강국 도약을 목표로 제시하고, AI 인프라에 필수 요소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5만개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후보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형 챗GPT를 개발해 전 국민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데이터 축적을 가속화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국민의힘 후보들도 AI 공약을 강조하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향후 5년간 50조원을 투입하고 '신산업 게이트 프리' 제도를 도입해 신산업 진입의 문턱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김문수 후보는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100조원 규모의 민관합동 펀드를 조성해 AI산업을 육성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한동훈 후보는 총 200조원을 투자해 AI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한 후보는 "'한국의 팔란티어'가 반드시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팔란티어는 미국의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빅데이터 분석에 AI 기술을 접목해 산업현장은 물론 국방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기업이다.

안철수 후보는 5대 전략산업의 한 축으로 AI산업을 육성하고, 과학기술 인재를 총 100만명 양성해 성장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AI 기술 경쟁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나 인프라 투자 규모에서는 주요국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탠퍼드대 HAI가 최근 발표한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AI투자는 13억3천만달러로 전년(13억9천만달러)보다 다소 줄었고, 투자 규모는 9위에서 11위로 하락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AI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인프라부터 모델, 데이터, 서비스, 인재 양성까지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균형 있는 투자가 시급하다"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2년 내 아시아 AI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핵심 분야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재원 마련, 전력 공급 등 실효성 있는 공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체 투자 규모가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AI 중심의 산업 재편에 발맞추기 위해 자금조달, 전력 확충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