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4자 경선 후에도 한덕수 단일화·보수 빅텐트 여전히 과제
민주당, '구대명' 분위기 속 이재명 후보 권역별 대회서 압도적 승기
6·3 대선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헌정사상 최초의 6월 '장미 대선'이다.
이번 선거에서 선출된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없이 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대통령 탄핵-대선-새 정부 출범으로 이어지는 수개월 숨가쁜 격동기를, 먹고살기 바쁜 국민들이 또 한 번 겪고 있다.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양당의 당내 경선 레이스는 종반전에 접어들었지만 김이 빠진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가 충청·영남·호남·수도권 등 권역별 경선에서 9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거두면서 27일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김동연 후보가 '구대명' 분위기는 건강하지 않다며 이 후보를 향해 각을 세울 뿐, 후보 간 견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정권 교체를 기정사실화하는 기류까지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29일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반반 합산해 2명의 2차 컷오프 통과자를 발표한다. 지난 주말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나다순) 4명의 맞수 토론회를 진행했지만, 상대를 깎아내리는 데 더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짧은 시간에 진지한 정책 대결을 기대하는 건 애초 무리이고 흥행을 감안한 선거용 기획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반복된 유도 질문과 짜증 섞인 답변은 오히려 후보들의 부정적 면을 부각했다. 앞서 8명의 예비 후보가 경합을 벌였던 1차 컷오프 토론회도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문제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후보 1인이 선출되더라도 '최종 1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2차 컷오프에서 50%를 차지하는 당심(黨心)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출마를 원하고 있어서다.
이런 분위기 탓에 4자 토론회에서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한 대행과 단일화에 대해 언짢은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문수·홍준표·한동훈 후보는 'X' 팻말을 들었고, 안 후보는 'O'를 들었다. 홍 후보는 27일 페이스북에 "내가 우리 당 대통령 후보가 못 되더라도 이재명만 잡을 수 있다면 흔쾌히 그 길을 택하겠다"고 적었다.
한 권한대행은 함구(緘口)로 일관한다. 하지만 국민의힘 경선이 종점을 향할수록 그가 과연 언제 출마 여부를 밝힌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이 "국정을 노욕의 제물로 삼았다"고 비난 수위를 높일수록 '한덕수 이슈'는 더욱 부각된다.
정치권에선 한 권한대행이 이르면 30일 사퇴 후 출마 여부를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 권한대행이 민주당이 제기한 '권한대행 헌법재판관 임명 불가 개정안'에 대해 이달 29일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일이 다음 달 3일, 공직자 사퇴 시한이 4일이란 점 등을 종합해서다.
하지만, 이대로 단일화의 산은 끝이 아니다.
2030 지지를 업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양당 후보와 대결 구도에서도 만만찮은 세를 보이고 있다. 탄핵 후에도 광화문 집회를 이끌고 있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두 사람은 물론 반(反)이재명 인사까지 모두 힘을 합쳐서 공동 전선을 꾸리자는 게 '보수 빅텐트'론이다.
지난(至難)한 과정을 거쳐 '양자 구도'가 나오면 바로 대선이다. 정책 대결, 공약 검증은 기대하기 어렵다. 정치 공학만 난무하는 우리 정치 토양에서 더 나은 지도자 선출 과정을 기대하기는 애초 어려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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