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文 정부, 부동산 통계 4년간 102차례 조작"

입력 2025-04-17 15:34:20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조직적 통계조작 시도에 대해 감사원이 17일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전 정권 관계자 총 31명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했다. 이날 감사원이 공개한 감사보고서는 총 911페이지에 달할 만큼 방대했다.

감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약 4년 간 한국부동산원과 통계청에 주택통계·소득통계·고용통계 등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처럼 조작해 정권 홍보 수단으로 사용했다.

청와대와 국토부는 2017년 6월부터 통계 결과를 미리 알고 싶다며 부동산원의 작성 중 통계인 '주중 조사 수치' 등을 미리 달라고 요구했다. 작성 중 통계는 통계법상 외부에 제공할 수 없고, 부동산원은 이에 최소 12차례 중단을 요청했지만 청와대에선 이를 무시했다.

오히려 서울 매매가에 이어 수도권 매매가·서울 전세가 등 사전 제공 수치를 더 달라고 요구했다.

또, 2018년 1월부터 서울 잠실과 목동 재건축 단지, 경기 성남 분당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급등세가 나타나자 청와대는 부동산원에 표본가격 조정과 표본 전면교체 등의 방식을 쓰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2020년 1월 2주차 잠실 엘스 85㎡는 실제론 전주 대비 19.7% 올랐지만 발표 통계에선 0.25% 하락한 것으로 조작됐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 85㎡(11.5%→0%) ▷은마 77㎡(4.5%→0%) ▷마포래미안푸르지오 60㎡(15%→0%) 등의 가격 변동도 큰 폭으로 조정됐다.

감사원은 청와대가 2018년 1월 이후 2021년 10월까지 부동산원에 총 102회 통계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통계 조작 지시는 21대 총선을 앞두고도 계속됐다. 청와대는 2020년 4월 15일 여론 반발을 우려해 규제지역 지적 등의 대책을 선거 이후로 미루고 서울 지역 부동산 상승률을 0.06% 이하로 낮추라고 지시했다. 당시 민간 통계 상승률은 0.44%였다.

이후로도 지속된 상승률 하향 요구에 그해 8~10월 10주간 변동률이 0.01%로 동일하게 공표된 적도 있었다. 이에 부동산원 내 단체 메시지방에선 "폭주를 하네요" "갑질 시전" "대놓고 조작하네요" 등의 발언이 쏟아진 것으로 감사원은 파악했다.

청와대는 또 통계청엔 소득 감소·불평등 악화 결과 은폐를 지시하고, 비정규직이 급증하는 걸로 나타나자 수치를 축소시켜 발표하도록 했다.

통계청은 2017년 6월 가계소득 감소세 전환이 확인되자 '비취업자 가구'보다 소득이 많은 '취업자 가구'에 근거 없이 높은 가중값을 부여해 "가계소득이 전년동기 대비 1% 증가했다"고 왜곡 발표했다.

이에 더해 2019년 8월 고용통계 조사 결과 비정규직이 전년 동월 대비 86만7천명이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해 보고했다. 가파르게 상승한 최저임금이 원인으로 추정됐으나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례적인, 있을 수 없는 수치"라며 통계청을 질타했다.

그러자 강신욱 전 통계청장은 고용예상기간을 묻는 질문이 새롭게 조사에 들어가 과거보다 자신을 기간제 근로자로 인식해 답변한 응답자가 크게 늘었다(병행조사 효과)며 그 규모가 35~5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합리적 근거는 없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지난 2023년 감사원의 수사요청을 접수한 대전지검은 지난해 3월 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강 전 청장, 홍 전 경제수석, 윤 전 1차관 등 11명을 직권남용·통계법 위반 혐의 등으로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달 26일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병만)는 이들 11명에 대한 1차 공판 기일을 진행했는데 이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