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손사래에도 국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유는?

입력 2025-04-08 17:02:31 수정 2025-04-08 20:57:42

50년 넘는 공직생활, 경제·외교통상분야 최고 전문가
전주 출신으로 지역적 확장성, 컨벤션 효과도 기대
개헌 가능성 열린 가운데 '관리형 대통령' 장점도 부각
여당 내부에서도 출마 권유 목소리… 韓은 단호히 '언급 말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 일정이 오는 6월 3일로 확정된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거론되고 있다. 여당도 선을 긋지 않고 있는데, 한 대행의 경쟁력·잠재력이 상당하고 경선 참여만으로도 흥행에 득이 될 수 있단 판단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출직 경험이 없는 한 대행은 대선에 나설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게 정설이다.

한 대행은 대통령 탄핵으로 권한대행을 맡은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서도 "안정된 국정 운영이 제 긴 공직 생활의 마지막 소임이라 믿고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대행은 최근 총리실 간부들에게도 대선 출마 의사가 전혀 없으므로 해당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민의힘은 차출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현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뚜렷한 강세를 보이는 인물이 없다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가 많을수록 컨벤션 효과가 커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인식 역시 한 대행 출마론에 힘을 보태는 요소다.

대선 주자로서의 경쟁력도 재조명되고 있다. 한 대행은 '국민의 정부'에서 초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것을 비롯해 경제와 외교 분야를 중심으로 50년이 넘는 경력을 쌓은 전문성, 개헌 가능성을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서의 적합성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전주가 고향으로 호남 유권자들에 대한 소구력도 일부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입장에서는 언급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많은 의원들께서 한덕수 대행이 후보로서 적절하지 않냐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한 권한대행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도 '한 대행 차출론'에 대해 "다양하고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비슷한 시각을 공유했다.

여당에서는 '시기적 엄중함'을 명분으로 한 대행에게 출마를 권유하는 움직임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건, 황교안 등 앞선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중 출마 사례가 없는 점, 윤석열 정부 내내 총리를 역임한 점에서 정권 책임론에 빠질 수 있다는 점 등은 부담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주변에서 아무리 권유해도 한 대행이 출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