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운명 칼자루 쥔 헌법재판관들, 인용·기각·각하 선택은?

입력 2025-04-01 17:45:17 수정 2025-04-01 20:33:31

혼란 우려해 전원일치 인용 의견 낼 것이란 관측 우선 나와
5대 3, 4대 4 구도로 기각될 것이란 의견도
진보·보수 등 재판관 성향 따른 선고 시나리오도 거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로 발표된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과 안국역 일대에 경찰차벽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로 발표된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과 안국역 일대에 경찰차벽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3인에 대한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기로 하면서 재판관들이 각각 어떤 의견을 채택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재판관 전원일치로 탄핵안을 인용해 사회적 혼란을 잠재울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그간 다른 사건 선고에서 보여준대로 정치 성향에 따라 의견이 갈려 기각 판단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와 관련,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전원일치로 인용할 것이란 가능성이 우선 제기된다. 대통령 탄핵소추로 발생한 국론 분열상을 봉합하기 위해 재판관 모두의 일치된 의견을 낼 것이라는 이유다.

헌재는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불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 최재해 감사원장·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탄핵심판 사건 등에서 전원일치 선고를 하며 후폭풍을 줄였다. 헌재가 최장 기간 심리를 이어간 것도 재판관 간 이견을 좁혀 하나의 입장을 내려던 과정이 아니었느냐는 관측이다.

인용이 되더라도 일부 기각·각하 결정이 반영돼 '6대 2', '7대 1' 구도의 결론이 날 가능성도 있다. 오랜 기간 평의를 거쳤으나 끝내 의견을 좁히지 못해 일부 소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을 경우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기각·각하 결정문의 주장이 공개되고 헌재 탄핵심판의 편향성, 절차적 문제 등이 거론될 경우 거센 반발을 살 수도 있다. 헌재 선고 이후에도 사회적 잡음이 이는 것은 물론 불복 외침이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에서도 재판관들은 의견 일치 없이 '기각 5, 각하 2, 인용 1' 구도의 결과를 낸 바 있다.

물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기각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재판관들이 임명 주체에 따른 정치 성향에 맞춰 의견이 갈린다면 '5대 3', '4대 4' 구도로 기각 결정이 날 수도 있어서다.

재판관 8명 중 진보 성향(문형배, 이미선, 정계선)은 3명, 보수 성향(정형식, 조한창)은 2명으로 꼽힌다. 김형두 재판관은 중도 성향, 나머지 김복형, 정정미 재판관은 각각 중도 보수, 중도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보수와 중도 보수 성향 재판관 3명이 기각·각하 의견을 택하거나 중도 재판관까지 합류해 '4대 4' 구도를 만들면 윤 대통령 탄핵안은 기각된다. 대통령 파면을 위해선 재판관 6명 이상의 인용 결정이 필요하지만 이에 미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재판관들은 이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 사건에서도 정치 성향별로 갈라져 '4대 4' 구도의 입장을 낸 바 있다. 한 총리 선고에서는 진보 성향 정계선 재판관이 인용 의견을 고수했다. 보수 성향의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도 각하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다만 '5대 3' 구도로 기각 결론이 날 경우 탄핵 찬성 진영의 거센 반발을 살 수도 있다. 진보 성향의 마은혁 재판관이 변론에 참여하지 못했고, 참여했더라면 인용 의견을 내 '6대 3' 구도로 윤 대통령을 파면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야권의 극한 반발로 윤 대통령의 직무 복귀에도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형배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3인에 대한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