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관세 겹악재에 코스피 2,500선 이탈… 환율은 고공행진

입력 2025-03-31 17:37:07 수정 2025-03-31 19:58:45

17개월 만에 공매도 재개 첫날 코스피·코스닥 3%대 동반 하락
원·달러 환율은 1,472.9원 기록,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
"공매도 재개로 변동성 확대 불가피… '관세 리스크'도 확대"

1년 5개월간 금지됐던 국내 주식시장 공매도가 재개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공매도 재개, 상호관세 우려 속에 전장보다 76.86p(3.00%) 내린 2,481.12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합뉴스
1년 5개월간 금지됐던 국내 주식시장 공매도가 재개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공매도 재개, 상호관세 우려 속에 전장보다 76.86p(3.00%) 내린 2,481.12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로 치솟았고, 코스피 지수는 2,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대구경북 지역 주요 상장사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3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86포인트(3.00%) 내린 2,481.12로, 코스닥 지수는 20.91p(3.01%) 떨어진 672.85로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6.4원 오른 1,472.9원(주간거래 종가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1년 5개월 만의 공매도 재개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부과 확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등에 대한 우려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5천76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2천15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상장사 부문별 지수 등락률을 보면 에너지화학(4.80%)과 반도체(4.69%), 기계장비(3.13%) 등 업종에서 하락 폭이 컸다. 2차전지 종목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지역 주요 상장사인 에코프로머티(9.83%), 엘앤에프(7.57%), POSCO홀딩스(4.62%) 등도 내리막을 걸었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공매도 재개로 인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더해 '관세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한동안 투자심리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달 2일부터 상호관세를, 내달 3일부터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상호관세 시행에 따른 단기적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이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둔화 압력을 높일 것이고, 미국 외 국가도 대미 수출 둔화로 인한 경기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며 "상호관세 충격이 증폭될지 혹은 완화될지는 상호관세 시행 이후 미국과 주요국 간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로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이 지연되고 국내 내수부진 현상이 심화된다면 작년처럼 국내증시의 '외톨이 현상'(글로벌 증시 상승 속 국내증시 약세)도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