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선고일 두고 침묵 길어지는 헌법재판소…초조해지는 野

입력 2025-03-19 15:50:08 수정 2025-03-19 15:53:45

19일에도 선고일 공지 없어…내부 격론 속 평의 장기화 분위기
이재명, 최대행 향해 "몸 조심하라" 경고하며 마은혁 임명 압박
진보 헌재관 추가 절실한 野…권성동, "불법 테러 선동" 비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지 95일째인 19일 서울 종로구 헌재 건너편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가 탄핵 각하를 촉구하는 가운데 보행자와 대통령 지지자가 뒤섞여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지 95일째인 19일 서울 종로구 헌재 건너편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가 탄핵 각하를 촉구하는 가운데 보행자와 대통령 지지자가 뒤섞여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19일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 선고일 공지를 하지 않자 야당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요구하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강하게 압박했다.

헌재 평의가 길어지자 재판관 내부 이견이 큰 게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야당 주변에선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이날 윤 대통령 선고일을 공지하고 21일쯤 판결할 것으로 관측해 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변론 종결 뒤 1, 2주가량 지나 선고해 온 전례가 참고됐다.

그러나 헌재가 이날도 침묵을 지키면서 배경을 두고 추측이 난무하다. 윤 대통령 측이 각종 절차적 문제를 지적해 온 만큼 흠결 없는 판결문을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건이 복잡해 재판관들이 쟁점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말도 들린다. 사회적 갈등을 막으려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을 내려고 숙고를 거듭한다는 관측도 있다.

헌재 평의가 길어지자 야당의 초조함은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심 선고가 26일로 예정된 때문이다. 헌재의 빠른 탄핵 인용 선고로 조기 대선 국면에 신속히 돌입,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최소화하려던 야당 구상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최근 야당 주변에선 선고 시점의 유불리 분석을 떠나 탄핵안 자체가 인용되지 못하는 경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진보 성향의 마은혁 재판관 합류가 간절해진 셈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마은혁 재판관 임명을 미루고 있는 최상목 대행을 향해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중(重)직무유기"라며 "국민 누구든 현행범으로 최 대행을 체포할 수 있다. 몸 조심하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자신 지지자들에게 테러를 저지르라고 부추기는 불법 테러 선동"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