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약해진 한국 경제…1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

입력 2025-03-04 15:37:47 수정 2025-03-04 20:04:58

임시공휴일 지정에도 소매판매 0.6% 감소…설비투자 14.2% 급감

통계청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첫 달 생산과 소비, 투자 등 경제활동 세 축의 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날 무렵인 2020년 2월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건설업과 경기흐름 지표까지 모두 악화하면서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1.2(2020년=100)로 전달보다 2.7% 감소했다. 이는 2020년 2월(-2.9%)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11월 1.2% 줄었다가 12월(1.7%) 증가했지만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광공업 생산은 2.3% 감소했고 이 가운데 제조업은 2.4% 줄었다. 반도체 생산이 소폭(0.1%) 늘었지만 증가세는 둔화했고, 자동차 생산은 0.4% 감소했다.

내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설 연휴에 이은 임시공휴일 지정에도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못한 모습이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0.8% 감소했다.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2.6%), 화장품 등 비내구재(-0.5%)에서 판매가 줄어 전달보다 0.6%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0월과 11월 0.7%씩 감소했다가 같은 해 12월(0.2%) 소폭 늘어난 뒤 다시 줄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12.6%),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17.5%)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달보다 14.2% 감소했다. 2020년 10월(-16.7%)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4.1%)과 토목(-5.2%)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직전 달보다 4.3% 감소했다. 작년 8월(-2.1%) 이후 6개월째 감소하며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앞으로 경기 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 대비 0.3p 떨어졌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월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긴 설 명절로 조업일수 감소로 대부분 주요 지표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고 했다.

대구경북도 생산 부진을 면치 못했다. 1월 대구의 광공업 생산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6%, 전달 대비 1.5% 감소한 것이다. 특히 기계장비(-28.7%), 금속가공(-16.5%), 고무·플라스틱(-22.2%) 등이 크게 감소했다. 같은 달 경북의 광공업 생산은 작년 대비 7.8% 감소했다. 전월 보다는 5.9% 줄었다.

소비 심리는 다소 회복된 모습이다. 대구의 대형소매점 판매액 지수는 121.8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8% 증가했다. 경북에서는 대형소매점 판매액 지수가 106.6으로 전년보다 17.3% 늘었다.

대구의 건설 수주는 30.2% 급증했다. 경북은 지난 해 같은 달보다 59.0%나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설 수주 증가는 대구 북구에서 1천억원 규모 주택 재건축 공사가 발주된 영향"이라며 "전반적인 경기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