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내릴까…"0.75%p 하락 시 이자부담 9조원 완화"

입력 2025-02-25 18:25:41 수정 2025-02-25 19:27:34

정부가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구입·전세자금 정책대출 금리를 수도권에 한정해 0.2%포인트(p) 올린다. 사진은 23일 서울 한 은행에 전세대출 금리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구입·전세자금 정책대출 금리를 수도권에 한정해 0.2%포인트(p) 올린다. 사진은 23일 서울 한 은행에 전세대출 금리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만큼 대출금리가 하락할 경우 가계대출 차주(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모두 0.75%포인트(p) 내렸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0.75%p 내리고, 대출금리가 그만큼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9조1천억원 줄어든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를 내린 만큼만 내려가도 가계 대출자 이자 부담이 연간 9조원 넘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약 46만3천원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통상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면서 대출금리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요구에 금융기관 대출금리가 시장금리 하락 폭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어 대출자들이 효과를 체감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내린 데 따라 상반기 추가 인하 기대감은 높아진 분위기다. 금통위원 전원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p 내리는 데 의견을 모았다.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동결 4명, 인하 2명으로 엇갈렸다. 금통위원 6명(총재 제외) 중 4명은 '3개월 내 현 2.75% 기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 크다'는 견해를, 2명은 '2.7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견해를 냈다.

시장은 올 연말 기준금리가 2.25%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은 작년 금리 인하기가 시작된 만큼 시장금리에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어느 정도 반영돼 있지만, 금융기관의 가산금리 조정 등이 일어나면서 대출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은행들은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가산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는데, 이 같은 현상이정상화 과정에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금리 하락에 따라 가계부채가 다시 불어나지 않도록 가계대출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작년 10월 이후 세 차례 인하된 기준금리가 가계·기업 대출금리에 파급된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겠다"면서 "최근 서울 일부 지역 부동산 회복세, 이사철 매매수요 등이 금리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가계대출 쏠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정적 관리를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