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체포 작전 5시간 20여분…체포까지의 상황 어땠나

입력 2025-01-15 17:19:55 수정 2025-01-15 17:26:44

[그래픽]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현황(종합)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원형민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5일 내란 수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X(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그래픽]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현황(종합)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원형민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5일 내란 수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X(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 작전은 5시간 20여분 동안 진행됐다. 우려와 달리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찰과 대통령 경호처 간 무력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과 공수처의 체포 작전은 이날 오전 3시 20분부터 시작됐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몰려든 윤 대통령 탄핵·체포 찬반 집회 참가자가 6천여명에 달한 만큼 경찰은 기동대 54개 부대·3천200여명을 투입해 현장관리를 시작한 것. 1시간 정도 지나 경찰이 확보한 경로를 통해 공수처 차량 2대가 들어왔다. 이들은 체포·수색영장을 쥐고 관저 앞에 도착했다. 영장에 적힌 작전 장소는 관저·사저·안전 가옥이었다.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5시 10분쯤 영장 집행을 구두로 고지하고 관저 진입을 시도했지만 윤 대통령 변호인단, 국민의힘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에게 가로막혔다. 이들은 "정당한 공무집행이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주변 시위대가 몰려들어 몸싸움까지 벌어지면서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2시간가량 대치하던 경찰·공수처는 오전 7시 30분쯤 체포영장 집행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각각 '형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라고 적힌 조끼, 점퍼를 입고 관저 출입문을 넘었다. 1차 영장집행 때와 달리 경호처는 별다른 저지를 하지 않았다.

한 번 트인 물꼬는 '파죽지세'와 같았다. 집행 인력이 관저 내부를 빠르게 장악해 나간 것. 34분쯤 1차 저지선인 버스 차벽을 사다리를 동원해 넘고 철조망은 절단기로 끊어 걷었다. 애초 견인 차량 등을 동원해 차벽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도 거론됐으나 실제로 쓰이지는 않았다. 비슷한 시각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등 일부 경찰력은 매봉산 등산로로 우회해 진입을 시도했다.

그리고 오전 7시 48분 2차 저지선인 두 번째 버스 차벽은 우회해 지나쳤다. 9분 후에는 철문과 차벽이 쳐진 3차 저지선 앞에 도착했고, 이후 대통령 경호처가 철문을 개방해 차정현 공수처 부장검사와 공수처 관계자들이 관저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관저 내부로 들어가 영장 집행과 관련한 협상에 돌입했다. 입구부터 관저 바로 앞인 3차 저지선까지 약 30분 만에 진입한 것이다.

이때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김기현, 나경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20여 명이 관저에 들어가 윤 대통령과 면담했다. 권 의원은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이 의원들을 관저로 부른 것은 아니고 의원들이 만나러 간 것"이라며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와 체포영장 모두 불법이기에 굴복할 수 없지만 계속 저항할 경우 유혈사태가 나는 것이 걱정되니 내가 나가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그리고 오전 8시 22분 차량 통행용 관저 정문이 열리고 경호처 차량 3대가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공수처 청사의 폭발물 검색 등 경호 안전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경호처에서 보낸 선발대였다.

오전 10시 33분, 이윽고 공조수사본부(이하 공조본)가 윤 대통령을 체포했음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경호처 차에 탑승해 공수처가 있는 경기도 과천시 정부 과천청사로 이송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로 경찰 병력이 진입하기 위해 저지선을 뚫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로 경찰 병력이 진입하기 위해 저지선을 뚫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