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북한군, 인간 지뢰 탐지기로 이용"…우크라 주장

입력 2025-01-11 09:53:19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우크라이군 중령 증언 보도
"지뢰밭에 일렬로 걸어가, 폭파되면 의료진이 시신 수거"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쿠르스크 전선의 북한군을 격퇴하는 모습이라며 공개한 장면. 두 명의 병사가 공격을 당하기 직전 눈밭에 앉아 있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페이스북 영상 캡쳐.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쿠르스크 전선의 북한군을 격퇴하는 모습이라며 공개한 장면. 두 명의 병사가 공격을 당하기 직전 눈밭에 앉아 있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페이스북 영상 캡쳐.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이 격전지 쿠르스크에서 사실상 '인간 지뢰 탐지기'로 이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우크라이나군 제33 분리돌격대대 '빅캣츠'의 '레오파드(가명)' 중령의 증언을 보도하며 이 같이 밝혔다.

레오파드 중령은 최근 러시아 쿠르스크주 마흐놉카 마을에서 북한군과 교전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군이 지뢰밭을 통하는 방법에 대해 '고기 분쇄기'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레오파드 중령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지뢰 제거 차량을 투입하는 곳에, 그들은 그저 사람을 이용한다"라며 "서로 3~4m 떨어져 일렬로 걸어간다. 한 사람이 폭파되면 의료진이 뒤따라가 시신을 수거하고, 사람들은 차례로 그것을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고기 분쇄기 전술은 적군을 지치게 하고 자원을 고갈시키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끊임없이 투입하는 전술로,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사용 중으로 알려져 있다.

레오파드 중령은 북한군이 신원 은폐를 위해 러시아군과 한 부대에 섞여 있었다며 기관총, 유탄 발사기 등 소형 무기와 박격포 정도만 사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북한군이 드론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고 본다"며 "전쟁이 길어질수록 이들도 드론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북한군의 작전 수행 방식에 대해서도 "잘 훈련되고 신체적으로 건강하지만, 낯선 날씨와 지형 때문에 주변 환경 탐색에 도움을 줄 가이드를 배정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이 속한 부대가 러시아 가이드 중 한 명을 포로로 잡았지만 북한군은 생포되는 것을 거부하고 죽을 때까지 싸우거나 도망치려고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레오파드 중령은 "마을에서 밀려난 북한군이 숲에 숨으려고 했지만 우리 열화상카메라가 그들을 쉽게 포착했다"라며 "우리 드론이 그들에게 수류탄을 투하했다. 단 15분 만에 북한군 4명이 사망한 것을 봤고, 이틀 간 내가 센 사망자가 120명이었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