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사분오열 안돼, 단일대오로 보수의 가치 지켜야
일상으로 돌아가 탄탄한 보수의 참호 파내고 준비해야
"브루투스 너마저…."
믿었던 상대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사용되는 인용문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나온다.
기원전 44년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암살 무리의 칼에 죽음을 맞는다.
그들 중 브루투스가 끼어 있는 것을 보고 놀라(?) 이 말을 외쳤다. 브루투스는 카이사르가 살려준 반대파 중 한 명이자 연인(세르빌리아)의 아들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으로 정국이 혼돈인 상황에서 대통령의 탄핵으로 국민의힘은 또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특히 탄핵 찬성에 표를 던진 국회의원들에게 '쥐새끼' '브루투스'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색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분열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이는 결론적으로 대통령의 보수 자해에 이은 할복 행위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반(反)문재인 표심(52%)을 홍준표(24%), 안철수(21%), 유승민(7%) 보수 세 후보가 갈랐다는 점을 끄집어내지 않더라도 극에 달한 정치 양극화 세태에 단일 대오 이탈은 곧 패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자유 우파 보수에는 브루투스가 있을 리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그 정도와 방법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보수의 확고한 신념이 다를 리 있겠는가.
보수 스스로 낙인과 조리돌림으로 브루투스를 양산해서는 안 된다. 헌법재판소로 넘어간 탄핵을 놓고 편 가르기를 해 본들 보수의 침몰만 재촉하는 일이다.
우파 대통령이 보수의 필요조건은 될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되지 않는다. 한동훈이든, 누구든 시장가치를 지키고 굳건한 안보의 신념을 가진 개성 있는 보수들이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 보수의 필요충분조건이다.
게다가 현재의 형국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때와는 판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때는 권력 찬탈에 눈먼 정치인들로 보수가 분열되고 각자도생이었지만 지금은 탄탄하게 보수의 줄기가 살아 있다. 또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이 굳건하게 낙동강 보수 전선을 사수하고 있다.
보수가 빅텐트를 치고 임기 단축 개헌 등과 같은 정치의 큰 틀을 바꾸는 데 헌신한다면 다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 민생 안정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임박한 미국 트럼프의 세계 정세에서 K-경제, K-한류, K-문화의 비전을 밝힐 때 보수는 재기할 수 있다.
카이사르는 복수하지 않았다.
복수의 칼끝은 자신보다 우월하거나 적어도 비슷한 사람에게 겨누는 것이란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쿠데타를 일으킨 정적까지 풀어주고 용서했다.
브루투스를 기어이 색출해 내고, 네 편 내 편 가르면서 사분오열한다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도 함께 몰락해 갈 것이다.
자유 우파 보수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6·25전쟁 때 맥아더 장군이 한 참호의 병사를 보고 전쟁 승리를 확신했던 것을….(맥아더 장군이 후퇴하지 않고 홀로 참호를 지키는 한 군인을 보고 "자네는 언제까지 이 참호 속에 있을 것인가"라고 묻자 군인은 "군인은 명령에 따를 뿐입니다. 저의 상관이 철수하라는 명령이 있을 때까지 여기 있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보수 개개인도 탄핵의 소용돌이에서 한 발짝 빠져나와 일상으로 돌아가자.
각자 맡은 자리에서 경제활동에 전념하는 등 탄탄한 일상의 참호를 파 내려간다면, 2025년 새해 보수의 또 다른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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