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中 경쟁심화·美 보호무역 여파…수출 성장세 꺾일수도"

입력 2024-11-28 18:30:00 수정 2024-11-28 20:15:46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과의 경쟁 심화,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 여파로 한국 수출 증가세가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8일 수정 경제 전망과 함께 발간한 '우리 수출 향방의 주요 동인 점검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향후 우리 수출은 글로벌 AI(인공지능) 투자가 이어지면서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자급률·기술경쟁력 제고와 시장점유율 확대,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증가세는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AI 관련 투자 확대 영향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한국의 반도체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I 기능을 탑재한 PC(개인용 컴퓨터)·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 기기가 확산하면 한국 반도체 수출에 상방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하지만, 한때 우리나라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자 흑자 대상국이었던 중국이 제조강국으로 급부상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다.

중국 내 자급률이 상승하고 공급망 다변화가 이뤄지면서 중국의 대(對)한국 수입 의존도는 떨어지는 추세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대중국 중간재 수입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도 한국 수출에 불안 요소로 꼽힌다.

미국이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줄고, 이 때문에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올해 5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에 대한 미국의 통상 압력 자체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은 우리의 주력 수출 품목이자 전통적 중간재인 철강·정유·화학 등에서 이미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반도체 등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구조적 제약 요인을 이겨내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인재 확보, 첨단산업 지원, 고부가가치 서비스 육성, 통상압력 완화,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외교·통상 정책적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