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연평균 당기순이익 증가율 시중은행 9.4%, 지역은행 5.6%
이전 공공기관 1순위 주거래은행 중 지역은행은 대구·부산 4곳뿐
이전 공공기관 금융기관 이용 규정·기관 경영평가 기준 조절 제안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의 상생방안 모색' 세미나를 계기로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은행 이용 법제화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본사를 이전한 공공기관마저 지역은행에 등을 돌리면서 지역은행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전 공공기관부터 지역은행 이용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지방산업 쇠퇴에 뒤처지는 지역은행
한국경영학회의 '지역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은행의 상생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개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제일·씨티은행) 총자산은 2천455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대구은행)와 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등 6개 지역은행 자산(297조5천억원)의 8배 수준이다.
2019년과 비교하면 시중은행 총자산이 1천840조1천억원에서 33.4% 증가할 때 지역은행 총자산은 234조원에서 27.1% 늘었고, 시중은행 대비 지역은행 자산 비중은 12.8%에서 12.1%로 0.7%포인트(p) 줄어들었다.
5년간 연평균 당기순이익 증가율도 시중은행(9.4%)이 지역은행(5.6%)보다 높다. 조선·자동차·기계 등 지방을 거점으로 한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지역은행 영업 기반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으로 본사를 옮긴 공공기관마저 지역은행 거래 실적은 낮은 편이다. 이전 공공기관 주거래은행 현황을 보면 지난해 6월 기준 주거래은행 미표기 기관 등을 제외한 공공기관 105곳의 1순위 주거래은행은 농협은행(39곳), 우리은행(20곳), 국민은행(16곳), 하나은행(8곳), 기업은행(7곳), 신한은행(6곳)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은행 가운데선 iM뱅크(2곳)와 부산은행(2곳)이 전부였다.
이전 공공기관의 주거래은행 평가 기준이 지역은행보다 시중은행에 유리한 점 등이 이용 저조 원인으로 지목된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 다수가 주거래은행을 선정할 때 '국내외 평가기관의 신용평가등급'을 요구하는데, 국외 평가기관에서 신용평가등급을 받지 않은 지역은행은 해당 지표에서 최저점을 받게 되는 것이다.
◆ 이전 공공기관 지역은행 이용 확대해야
지역은행과 지역경제는 떼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전국 영업망에서 수신을 조달해 고신용 기업·가계가 많은 수도권에 여신을 집중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지역은행은 수신 잔고를 대부분 지역 내에 재투자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양한 계층에게 경제 활동에 필요한 투자·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지역은행 거래를 늘리면 지역경제가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경영학회가 지역은행 주요활동 지역인 5곳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한 결과 전체 수신액 대비 지역은행 수신액 비중이 1%p 증가할 때 해당 지역의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은 0.45%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전 공공기관부터 지역은행 이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신진교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대기업조차 지역에서 상당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냄에도 이를 지방에 재투자하지 않아 지역소득의 수도권 유출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이 지역 금융기관을 이용하도록 법제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국회 세미나에서 "최근 지방금융활성화 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빠른 방법은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상 지역인재 의무 채용처럼 법률에 일정 비율 이상 예치하는 것으로 혁신도시법을 개정하는 것"이라며 "지역은행이 연대해 지역 정치권과 협력을 꾀해 준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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